한세실업, 미국 보복소비 폭발 수혜 '한몸에' 동남아 생산능력 보강…GAP·월마트 의존도↑
전효점 기자공개 2021-06-01 11:11:32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1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보복소비가 폭발하자 한세그룹 차남 김익환 대표가 이끌는 의류 OEM(주문자위탁생산) 기업 한세실업이 수혜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산능력이 우수한 한세실업과 같은 대형 벤더사 의존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올 들어 대형 글로벌 고객사가 속속 수주고를 높이면서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한세실업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은 3756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195% 가파르게 성장했다. 성장세는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의류 소비가 억제되면서 암흑기를 보냈다. 올해는 상황이 180도 반전됐다. 코로나19는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촉발된 '보복소비'가 의류부터 가시화되면서다.
특히 한세실업 매출 비중 85%를 차지하는 미국 지역의 갭(GAP), 타깃(Target), 월마트(Walmart) 등 고객사로부터 수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단시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주문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업체는 극히 소수다. 최대 고객사였던 갭의 경우 올 들어 한세실업에 시즌 오더를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렸다. 3위권 고객사 미국 월마트와는 전략적 관계의 벤더사로 발돋움했다.
한세실업이 제조사 가운데서도 수혜를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리기로 한 결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작년 7월 보민 지역 2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12월에는 미얀마 1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는 수요 폭증에 대해 탄력적으로 생산 대응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생산 기지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는 것도 실적의 가파른 반등에 기여했다. 경쟁 벤더사의 경우 대부분 인도 지역에 생산 기반을 두고 있는 데 인도는 올 들어 코로나가 무섭게 확산되면서 생산이 멈춰선 지역이 상당수다. 이들 벤더사에게 의존하고 있던 의류 브랜드들마저 생산 기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한세실업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의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인도 지역의 ODM 생산 수요가 동남아 지역으로 몰리고 있어 한세실업의 수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한세실업이 같은 속도대로 성장한다면 실적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세실업은 올해 매출 1조9382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실적 가이던스를 밝힌 바 있다.
한세실업이 선제적으로 단행한 구조조정 역시 이익 개선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12월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한세엠케이 지분을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에 매각, 연결 자회사에서 제외하면서 이익을 추가로 개선시켰다. 또한 각종 무형자산의 손상차손도 상각을 마무리 했다.
다만 소비 폭발이 원자재 가격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의류 원자재인 면화의 국제 가격은 최근 들어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면화 가격이 오르면 한세실업의 이익 수준도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에 어떤 부담을 줄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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