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부동산 양도세, 증여 상담 빗발친다" [PB센터 풍향계]"10억 과표구간 신설로 양도세 부담 이미 커"…자녀 위해 '똘똘한 한채' 증여 선택
김진현 기자공개 2021-06-07 07:57:44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10 부동산 대책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은행,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는 증여 관련 상담 요청이 많았다. 정부가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적용했지만 고액자산가들은 매각보다 증여를 택하기로 한 셈이다.지난해 7월 예고됐던 양도소득세 중과세는 6월 1일을 기점으로 적용됐다. 유예기간 종료로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오르고 2주택자와 3주택자의 경우 기존보다 10%포인트 더 높은 중과세율을 부담하게 됐다.
양도세 부담이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매각 매물이 나올 것을 기대하기도 했으나 고액자산가들은 매각보다 증여를 택한 경우가 많았다. 매각을 생각하고 상담을 받으러 왔던 고액자산가들도 '이참에 증여를 하는 게 낫다'는 조언에 따라 마음을 돌린 경우도 있었다.
한 증권사 고객의 경우 보유 중이던 아파트 중 한채를 매각하기 위해 상담을 받은 뒤 증여를 택했다. 증여세와 취득세를 감안하더라도 증여로 얻는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무주택자인 자녀가 부동산을 증여받으면 3.5% 정도의 취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자녀가 증여받은 부동산 임차보증금을 활용할 수 있어 가용 현금이 늘어난다는 장점도 있다.
증권사 PB는 "다주택자 중 매각을 택한 고객은 지난해 일찌감치 부동산을 정리했고 최근엔 매각보다는 증여를 택한 경우가 더 많았다"며 "부동산을 증여받은 자녀들이 전세자금을 활용해 새로운 투자 대상을 물색하려는 상담이 최근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자산가들의 양도세 부담이 커 매각 대신 증여를 택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정부는 연초 과세표준 구간을 정비하면서 10억원 초과 구간에 최고세율 45%를 적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고액자산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매물이 대부분 최고세율 적용 구간을 넘긴 매물이 많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고액자산가들은 양도세 중과세 부담이 크다고 느낀다"며 "팔고 싶어도 양도세 부담이 커 못팔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유예기간 부여와 무관하게 고액자산가들은 이미 양도세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셈이다.
또 보유중인 규제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보고 매각 보다는 양도를 택한 경우도 있었다. 은행 PB센터 관계자는 "보유 중인 부동산을 팔아버리고 나면 자녀들이 다시는 부동산을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가진 분들이 많다"며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도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자녀에게 증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오피스텔 증여 사례도 늘고 있다. 아파트와 달리 기준 시가로 계산되는 오피스텔의 경우 시세 대비 낮은 가격으로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공급이 늘고 있는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경우 실거주 용도로도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 독립을 앞둔 자녀 세대에게 증여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도소득세 유예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에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다주택자 매물은 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보유로 마음을 굳인 자산가들은 전월세 계약금을 인상하는 것으로 보유세 부담을 전가하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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