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2막]제2전성기 이끈 허백영 대표, '오너리스크'로 두번째 시험대②빗썸 취임 초기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특금법 이후 시장 재편 대비 과제
성상우 기자공개 2021-06-14 07:36:45
[편집자주]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에 대해 긍정론과 비관론이 공존한다. 거대한 사기극이란 지적부터 미래 화폐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불확실성 속에 벌써 수백만명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의 스탠스는 복합적이다. 규제는 하지만 세금은 걷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 규제 속에 수많은 거래소는 폐쇄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생존한 거래소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2막으로 접어든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사업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백영 대표는 빗썸의 운영사 빗썸코리아 대표를 두차례 맡았다. 그는 임기 동안 두번에 걸친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기와 극심한 침체기를 모두 겪었다.금융권 출신인 허 대표에게 빗썸코리아 대표 자리는 일종의 시험대였다. 첫 취임 시기 빗썸을 바라보는 제도권과 당국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는 내부 준법감시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며 제도권 거래소로서 기반을 닦았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의 폭락기가 이어지며 그 성과는 다소 빛이 바랬다.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2차 호황기가 왔지만 이번엔 특금법과 오너리스크가 불거졌다.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자산거래소는 소수의 플레이어만 남는 시장으로 재편이 예상된다. 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고된 시기에 허 대표의 경영능력이 또 한차례 시험대에 올랐다. 여전히 진행중인 '매각설'에도 대응이 필요하다.
허 대표는 2017년 빗썸에 합류했다. 당시 국내 최대 거래소로 꼽혔던 빗썸이 본격적인 성장을 하던 시기다. 빠르게 확대되는 시장 규모에 맞게 빗썸도 제도권 거래소로 내부 시스템을 갖춰야한다는 니즈가 생겼고 이를 구현할 적임자로 허 대표가 낙점됐다.
허 대표는 씨티은행, 씨티캐피탈, ING은행, ING증권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특히 당시 정보보호최고책임자로 재직하며 전산 및 고객정보 컴플라이언스 분야 이력을 쌓은 전문가다. 금융업계 뿐만 아니라 감독 당국 등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빗썸의 내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과 제도권 안착을 위한 최적의 인물로 꼽혔다.
취임 직후 연달아 터진 악재로 허 대표는 시험대에 올랐다. 35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해킹으로 도난당하며 부실 보안 논란에 휘말렸다. 때맞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요청이 당국으로부터 반려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심화됐다. 여기에 당시 빗썸 상장을 추진했던 코인 '팝체인'에 이해상충 여지가 있다는 논란도 더해졌다.
허 대표는 빗썸의 초반 기틀을 잡는데 기여했다. 자금세탁방지(AML)와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 구축이 그가 주도한 대표적 성과다. 아울러 당시 '모네로' 등 거래내역을 감추는 기능이 탑재된 '다크코인'을 상장 폐지하는 등 거래윤리 심사 기준을 한 차원 높였다.
허 대표는 사내벤처로 자리를 옮겼다가 1년반만에 다시 빗썸코리아 대표이사직에 컴백했다. 두번째 임기 2년차를 맞는 올해에도 난이도 높은 과제가 허 대표 앞에 놓여있다.
당장 '오너리스크'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빗썸 대주주인 이정훈 전 의장은 최근 사기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2018년 가상자산 'BXA'를 빗썸에 상장할 것처럼 홍보하고 이를 판매했지만 실제로 상장이 이뤄지지 않았고 관련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다.
기존 특금법 하에선 이 전 의장 사건은 개인 이슈다. 그러나 금융정보분석원(FIU) 주도 하에 추진되는 '2단계 심사'에선 빗썸의 이슈가 된다. 2단계 심사에선 최근 5년간 대주주의 불법행위 및 사법당국으로부터의 수사 또는 소송 사실이 적힌 사업추진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여기엔 이 전 의장의 수사 및 기소 여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다만 이 계획서의 성격에 대해선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빗썸 관계자는 "(사업추진계획서가) 단순 지침으로 활용되는 것인지, 향후 특금법 개정 내용에 포함될 수 있는 사항인 것인지 아직 명확하게 파악이 안된 상태"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 2막 이후 재편되는 시장 질서 속에 빗썸의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 및 규모 확장 역시 당면 과제다. 특금법 유예기한인 9월 이후 현존하는 거래소의 90% 이상이 원화마켓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이탈하는 투자자와 자금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느냐가 새롭게 재편될 시장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SK스퀘어 경영진 성과금, NAV 할인 개선폭 따라 준다
-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일석삼조' 재테크 상품
- 비브스튜디오스, AI 포토부스 '스냅파이' 기술력 선봬
- [렉라자 주역 ‘오스코텍’의 지금]자회사 제노스코가 갖는 의미, 상장은 득일까 실일까
- 대웅제약, 막강한 '신약효과'의 명암 '개발비 손상 확대'
- [Company Watch] 인력재편 끝낸 케이엠더블유, 6G 대비 '선택과 집중'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성상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HVM, 올해 연매출 500억대 진입 '총력'
- [Company Watch]'소프트웨어 솔루션 재편' 핀텔, 흑자전환 여부 ‘촉각’
- 폴라리스오피스의 '성공적' M&A 행보
- [i-point]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 고용노동부 위험성평가 대상
- [i-point]엔젤로보틱스, 상이유공자에 재활로봇 지원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자율주행 폭발물·지뢰 탐지 로봇 개발
- [i-point]케이웨더, LH 아파트에 천장형 환기청정기 공급
- [미래컴퍼니 장비 국산화 40년]“백투더 베이직, 다운사이클 없는 포트폴리오 구축”
- [벡트 road to IPO]'지배력 굳건' 유창수 대표, 오버행 리스크 축소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CES 2025' 혁신상 "토종 오피스 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