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유리운용, DLF '정조준' 무더기 반대표②하나지주 이사진 선임안건 반대...35개 기업 192개 안건 의결권 행사, 찬성률 87%
이돈섭 기자공개 2021-06-14 13:18:31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리자산운용이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무더기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최근 1년 동안 행사한 반대 의결권의 3분의 1가량이 하나지주 안건에 집중됐다. 하나지주에 투자해 주총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한 여타 운용사와 달리 결과적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유리운용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의결권 행사 내역에 따르면 우리운용은 지난해 4월 초부터 올해 3월 말까지 35개 투자기업 192개 주총 안건에 대해 찬성과 반대, 중립 등 3가지 형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찬성은 167개, 반대는 25개로 찬성률 87% 반대율 13%를 기록했다.
투자종목 중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은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유리운용은 올해 3월26일 열린 하나지주 정기주총에 참여해 안건 16개 중 9개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반대표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 안건 6개,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3개 등이다.
반대표를 받은 사외이사 후보는 박원구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등이다. 이들은 모두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최초 선임돼, 많게는 3번 적게는 1번의 임기 연장에 성공한 인물들이다. 양동훈 이정원 사외이사는 감사위원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는데, 역시 반대에 직면했다.
유리운용의 반대 사유는 해당 이사들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조치안에 대해 감시 의무가 소홀했다'는 것. 하나지주는 2019년 DLF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에 휘말려 내홍을 치렀는데, 당시 사외이사였던 후보들이 경영감시 의무에 충실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해당 DLF 사건으로 함영주 현 하나지주 부회장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문책경고를 받아 현재 관련 소송 중이고, 해당 상품을 판매한 하나은행은 업무 정지와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뒤 불완전판매 책임을 지고 지난해 손해배상을 시작해 최근에서야 절차를 마친 상태다.
DLF 원금손실 사태가 터진 2019년 8월 중순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3만2000원 선을 유지했다. 1년 전 같은기간 4만3000원대에서 상당폭 주저앉은 것.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꾸라졌지만 최근 1년간 등락을 반복하며 오르기 시작해 10일 오전 11시 4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지주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서 이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에 주목했다. 재선임 후보 이사들은 누구 한 명할 것 없이 선임 이후 매년 이사회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유리운용이 하나지주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하나금융지주에 투자해 주총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한 여타 운용사들 역시 해당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 KB운용은 유리운용과 마찬가지로 대신경제연구소 의결권 자문을 참고하고 있다.
유리운용 관계자는 "해당 종목에 얼마나 투자를 했느냐에 따라 외부기관 자문을 받는다"면서도 "자문 내용을 참고하되 자체 조직 판단을 존중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주총 당시 유리운용의 보유 주식 수는 7만5686주로 26일 종가 기준 31억원 규모였다.
유리운용은 이 밖에 백태승 이정원 감사위원 신규선임 안건과 양동훈 이정원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 등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냈다. 하나지주가 주총에 올린 안건은 모두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이 밖에도 유리운용은 KT&G 백복인 사장 선임 안건에 대해 과거 회계처리 위반 이력 등을 문제 삼아 반대했다. △네이버 △SK바이오팜 △SK텔레콤 △RFHIC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의 주총 스톡옵션 부여 관련 안건에는 스톡옵션이 고정부인 점을 들어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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