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1: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의결권자문사의 반대권고 안건 중 일부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기업의 배당, 이사보수 한도, 이사선임 등으로 안건도 다양했다. 자문사의 권고안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드문 사례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올해 주주총회(2020년 4월초~2021년 3월말)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 가운데 행사 내역을 공시한 안건은 421건이다. 의결권자문사가 반대를 권고한 안건은 28건으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총 3건에 대해 자문의견과 달리 찬성표를 행사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 주총에서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두고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과 의결권자문사의 의견이 각각 찬성과 반대로 엇갈렸다. 이사들의 전체 보수한도를 전년과 같이 10억원으로 유지하는 안건이었다. 이사수는 사외이사 3명을 포함해 총 7명이다.

자문사는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기업이익이 감소해 이사 보수 한도가 과도하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한 일회적인 상황으로 올해 실적 회복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10억원의 이사보수 한도가 과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제표 승인의 건'에도 운용사와 의결권자문사의 의견이 엇갈렸다. 자문사는 보통주 주당순이익이 전기대비 18.7% 증가했으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안건을 상정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배당을 실시할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5년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지난해 매출액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66.02%, 영업이익은 219.14%씩 증가했다. 순이익은 241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76% 늘었다. 업계에서는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규모를 2020년 기준 133억달러로 추산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13.7% 성장해 2025년 기준 253억달러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이를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배당에 따른 현금 유출보다 투자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CDMO 사업의 특성을 고려할때 사업확장에 따른 중장기 투자가 배당보다 장기적인 주주가치 개선에 더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한화솔루션의 '이사선임의 건'에도 찬성표를 행사했다. 이한주 전 베스핀글로벌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었다. 베스핀글로벌은 한화솔루션과 클라우드 구축 용역 계약(2020년 6월~2021년 3월, 계약액 3.3억원)을 맺은 거래관계이기도 하다.

의결권자문사는 이 후보자가 한화솔루션과 거래관계에 있는 베스핀글로벌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경력을 지적했다. 거래관계가 있었던 만큼 이 후보자가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그동안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임원을 선임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해온 것과는 다른 스탠스다.

해당 안건에 대해서는 회사 측 입장을 수렴해 찬성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측은 이 후보자가 베스핀글로벌의 등기 임원직에서 사임할 예정이며, 베스핀글로벌과의 거래 관계가 끝난 상태라고 해명했다. 규모를 감안할 때 중요성이 낮은 거래 관계라는 점도 감안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중요한 거래 관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 동시에 현재는 거래 관계가 중단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했다. 또 향후 거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방지 장치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고 반대사유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