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송그룹, 지배 최정점 '지티아이' 수장 '장남→차남' 홀딩스 모기업 '조승우 단독대표' 전환, 오너2세 지배력 '견제·균형'
최은진 기자공개 2021-06-15 08:06:5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송지티아이가 앞으로 신송그룹의 모기업 역할을 할 전망인 가운데 최근 오너2세간 경영주체가 변경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그동안 창업주인 조갑주 회장의 장남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최근 대표이사가 차남 조승우 신송식품 전 대표로 바뀌었다. 장남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되 주요 의사결정자로 차남을 앞세워 승계 후보자간 '균형'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신송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인 조승현·조승우·김현경·윤민정 씨가 보유 중인 신송홀딩스 지분 전량을 신송지티아이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긴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신송지티아이가 최종적으로 신송홀딩스 지분 44.86%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갖는다. 신송홀딩스의 모기업이 되는 셈으로 신송그룹 지배구조는 '옥상옥'으로 전환된다.
신송지티아이는 설립 후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앗다. 정관상 사업목적으로 △무역업 △농수산물수출입업 △농수산물 도소매업 △장류 도소매업 △해외농업개발사업 등이 기재된 것으로 보아 조승현 대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곡물 트레이딩사업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됐다. 신송그룹 내에서 추진하던 곡물 트레이딩사업을 오너일가 개인회사를 통해 병행하려고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신송그룹 계열사로 시작한 캄보디아 곡물재배사업이 병충해 이슈로 사실상 중단되면서 신송지티아이 역시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이후 최근까지 신송지티아이의 사내이사로는 조승현 대표 1인 체제가 유지됐다. 조승우 대표가 감사로서 감시감독 역할을 했을 뿐이다. 신송지티아이는 자본금 4억원에 불과한 소규모 비상장법인인 만큼 굳이 감사를 둘 이유가 없다.
이처럼 조승현 대표가 최대주주 및 경영자까지 꿰차며 모든 권한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신송그룹의 지배구조 정점 변화를 앞두고 갑작스레 경영주체가 달려졌다는 데 관심이 쏠린다. 조승현 대표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사내이사로만 등재된 대신 동생 조승우 대표가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경영자 자리에 오른 만큼 감사에서는 내려왔다. 현재 신송지티아이에는 감사가 없는 상태다.
10년간 개점휴업으로 경영체제 및 지배력에 큰 변동이 없었던 신송지티아이에 이 같은 변화가 생긴 건 오너 2세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송지티아이를 통해 신송그룹을 지배하게되면서 특정인에게 힘이 쏠리지 않도록 나름의 견제장치를 뒀다는 분석이다.
장남 조승현 대표가 기존처럼 신송홀딩스 지분을 직접 소유하거나 신송지티아이를 통해 간접소유할 경우 최대주주인 사실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직접 지분을 갖고 있을 때와는 달리 신송지티아이를 통해 간접 소유하면 경영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조승현 대표의 일부 권한을 견제할 수 있다.
예컨대 신송홀딩스의 특정 안건을 처리할 때 신송지티아이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이 때 단독 대표이사인 조승우 대표가 주요권한을 갖게 된다.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인 조승현 대표와 의사결정 권한이 분산되는 셈이다.
신송홀딩스가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공식입장으로 지배력 '안정성과 투명성'을 내세운 것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누구 한 사람에게 쏠리며 전횡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균형을 이루며 안정화를 꾀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조승우 대표의 입지를 넓혀주기 위해서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2019년 신송식품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온 후 사내이사로만 활약하고 있다. 현재 신송산업 대표로 자리하고 있기는 하지만 형인 조승현 대표와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조승우 대표가 신송지티아이의 단독 대표이사가 된 건 기존보다 그룹 내 입지가 넓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송그룹 후계자로서 전면에 원톱 입지를 강화하고 나섰던 장남 조승현 대표의 권한이 일정부분 축소되고 차남 조승우 대표의 권한이 강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평가다.
신송홀딩스 관계자는 "지배구조 관련된 건 매우 민감한 얘기로 조심스럽다"며 "오너일가 지배력의 안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개편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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