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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ESG전략 점검]'ESG 선두' 페퍼저축은행, 굳히기 나선다③2020년부터 ESG경영 시작 '업계 최초'…지배구조(G) 개선 절차 박차

류정현 기자공개 2021-06-16 09:17:47

[편집자주]

금융권이 ESG 경영 행보를 앞다퉈 보이고 있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들을 대표하는 중앙회 정도가 'ESG'를 외치지만 이 역시 '연구' 차원에 국한된다. 각사를 들여다보면 관련 상품은 고사하고 내부 조직을 구성한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미래를 위해 경영에 관련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저축은행 업계도 높다. 저축은행업계의 ESG 경영 현황과 향후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5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곳이다. 올해 초 관련 연구에 들어간 다른 저축은행과 달리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이미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ESG관련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호주에 모회사를 두고 있는 만큼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글로벌 흐름을 읽는 데 수월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페퍼금융은 그룹 전반에 녹색금융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페퍼저축은행은 당분간 현재 제공 중인 다양한 ESG상품을 더 많은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상품 다각화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ESG 상품 선제적 출시, 기업대출도 '친환경' 박차

페퍼저축은행은 ESG경영에 있어서만큼은 업계 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저축은행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아예 ESG경영 탭을 따로 신설할 정도다. 페퍼저축은행의 전략에 ESG가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대다수 저축은행들이 관련 행보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크게 대조적이다. 2019년부터 ESG경영을 도입하기 위한 스터디에 착수했고 그 결과 지난해 초 ESG 개념을 적용한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1월과 4월 녹색건축물과 친환경자동차 담보대출에 대한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저축은행 업계 '최초' ESG상품이었으며 1년이 흐른 지금까지 저축은행 업계에서 유일하다.

출처=페퍼저축은행 홈페이지

특히 친환경 자동차 우대금리 상품은 최근 견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나 수소차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덩달아 관련 상품도 인기를 끈 것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대출금액 100억원을 돌파했다”며 “2021년 4월 말 기준으로 총 125억원의 대출 취급액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국내 친환경자동차 등록 수는 총 80만대를 돌파했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 1만대를 돌파했는데 2019년 말 5083대에 그쳤을 때보다 약 2배 증가했다.

친환경자동차의 경우 앞으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정부가 그린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친환경자동차 보급에 더 박차를 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해 국내에 친환경자동차를 20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굳이 상품을 만들지 않더라도 평소 대출 물건을 취급하는 과정에서도 친환경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친환경 알루미늄 배터리를 비롯해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적극적인 대출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 말까지 관련 기업에 집행된 대출 금액은 총 280억원이다.

◇페퍼그룹 효과 '톡톡', 지배구조 개선에도 영향

페퍼저축은행이 이처럼 ESG경영에 활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페퍼금융그룹은 뉴질랜드를 비롯해 아일랜드, 영국, 스페인 등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페퍼금융의 전 그룹 차원의 녹색금융 캠페인의 일환으로 ESG경영을 시작했다”며 “덕분에 국내에서 그린뉴딜, ESG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관련 상품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1년여 동안 ESG 상품을 운영한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들어서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ESG경영에 나섰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의 약점으로 꼽히는 지배구조(G) 부문 개선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배구조는 ESG 가운데에서도 저축은행이 접근하기 힘든 영역으로 꼽힌다. 지배구조 개선은 곧 개방과 투명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보통 저축은행은 비상장회사로 운영돼 소수의 대주주가 소유와 경영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페퍼저축은행은 경영체제의 투명화를 위한 내부 작업을 본격화했다. 감사실과 준법감시본부 인원을 합해 총 22명으로 늘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8명 정도였는데 약 인원 규모를 약 22% 정도 늘린 셈이다.

준법감시본부의 업무 과정에도 다층적인 점검 절차를 만들었다. 업무 관계자들이 준법감시본부의 일 처리를 다중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전산 체계를 구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를 통해 보다 철저한 내부통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조직도(2021.03.31 기준)
출처=페퍼저축은행 경영공시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내부에 ESG 관련 조직을 신설했다. ESG사회공헌본부(ESG본부)를 신설하고 해당 부서에서 향후 페퍼저축은행의 ESG전략을 총괄한다는 방침이다.

ESG본부는 최근 페퍼저축은행이 새롭게 시작한 배구단 사업도 담당한다.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사회공헌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다.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은 앞으로 광주광역시를 연고지로 활동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앞으로도 ESG경영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환경(E)과 사회(S), 그리고 지배구조(G) 부문에서 모두 나름의 활동을 시작한 만큼 특정 요소에 치우치지 않는 경영 구조를 세울 방침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환경에서는 그린 파이낸싱, 사회에서는 각종 공헌활동, 지배구조로서는 내부통제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세 요소가 고르게 경영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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