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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꼴' 카카오-케이뱅크 PBR 차이 '플랫폼 가치 탓' 7.3배 vs 2.5배…금융플랫폼 역량, 활성거래 유저 간극

김현정 기자공개 2021-07-01 07:27:0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이번 IPO를 추진하면서 시가총액 산출에 적용받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7.3배다. 반면 최근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닮은 꼴' 케이뱅크는 이 과정에 평가된 기업가치 PBR이 2.5배로 추산됐다.

비슷한 시점에 출범해 동일한 사업 영역을 영위하고 있는 양사의 괴리가 이처럼 큰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플랫폼 경쟁력’ 차이에 따른 간극이란 게 업계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IPO 추진을 알리며 티어그룹으로 선별한 해외기업 4곳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출하면서 PBR 7.3배를 적용했다. 이에 따른 평가 시가총액은 22조9610억원이다. 여기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과정에서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18.8~31.3%)이 적용된 최종 희망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 정도로 결정됐다.

반면 최근 유상증자 과정에서 새롭게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케이뱅크의 경우 PBR이 2.5배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5월 24일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새롭게 평가받았다. 작년 7월 유상증자 때만해도 9000억원이었던 기업가치가 10개월 만에 2조4000억원으로 훌쩍 뛰어 업계 이목을 끌었다. 3월 말 자기자본총계 기준으로 계산하면 PBR은 대략 2.463배 정도다.

케이뱅크가 최근 영업력을 확대하며 몸값을 높였지만 이번 카카오뱅크의 PBR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 낮은 수준이다. 물론 두 회사의 PBR이 기업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확언할 순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카카오뱅크 PBR 선정의 과정을 살펴보면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PBR 간극은 확실해 보인다는 평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같은 업종이지만 케이뱅크 기업가치 산정에 카카오뱅크 PBR 7.3배를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익 규모 뿐 아니라 지금까지 보여준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숫자, 가입자 확보 수 등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더 나아간다면 카뱅 플랫폼과 카카오그룹 에코 시스템의 차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IPO 주관사는 티어그룹으로 로켓컴퍼니(미국), 팍세그루디지털(브라질), TSC그룹(러시아), 노드넷(스웨덴) 등을 선정했다. 티어그룹들의 PBR을 살펴보면 팍세그루디지털이 8.8배, TSC그룹이 8배, 노드넷이 7.6배, 로켓컴퍼니가 4.6배 등이다.

이들 대부분 자기자본총계는 카카오뱅크 및 케이뱅크에 미치지 못한다. 노드넷 자기자본 규모가 5590억원, TSC그룹이 1조8570억원, 팍세그루디지털이 1조9540억원 등이다. 로켓컴퍼니가 8조5760억원 수준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자기자본 총계가 2조7970억원이며 케이뱅크 역시 이번 유증을 마치면 1조7257억원 정도가 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티어그룹들은 작은 자기자본 규모에도 높은 순이익을 구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40%에 이르는 곳도 있다. TSC그룹의 ROE는 39.6%, 노르넷은 32.3%, 팍세그루디지털의 경우 14.9%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5.1%이고 케이뱅크는 아직 적자를 내고 있는 탓에 -10.34%다.

카카오뱅크 티어그룹들 모두 작은 순자산 규모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커다란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팍세그루디지털은 가맹점과 소비자를 아우르는 브라질의 대표적 종합금융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TCS그룹의 경우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Full-life Service Platform)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플랫폼 파워에 힘입어 금융 뿐 아니라 항공티켓, 호텔, 기차표, 렌터카 등 여행서비스와 영화, 식당, 콘서트 등의 여가서비스까지 제공 중이다. 노드넷은 원래 스웨덴 디지털 금융플랫폼 사업자인데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지역 전체 디지털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IPO 주관사들이 해당 기업들을 카카오뱅크 유사기업으로 선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뱅크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산업 재편을 주도하는 혁신 사업자들은 기존 전통 사업자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향유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높은 MAU을 기반으로 한 금융플랫폼으로서의 역량 등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해외 상장 디지털 금융 사업자를 비교회사로 선정했다”라는 설명이 명시돼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최대 과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휴 확대 전략과 더불어 가상화폐 열풍 덕에 올 들어 대규모 고객유치에 성공했지만 MAU는 아직 카카오뱅크 수준에 한참 밑돈다.

케이뱅크 MAU는 400만명대인데 카카오뱅크는 1400만명가량이다. 여기에 토스뱅크가 '원앱전략'을 바탕으로 현재 1100만명의 MAU를 가지고 있는 토스 앱에서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토스뱅크로 전환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케이뱅크가 목표한 IPO 시기까지 아직 2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출범 이후 현재 IPO에 이르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지난해 11월 TPG캐피탈이 투자에 참여했을 때만해도 PBR 5배에 근거해 카카오뱅크 한 주가 2만3500원으로 책정됐다. IPO 공모가액 3만9000원을 인정받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렸다. 케이뱅크 역시 성장 과정 중에 있는 만큼 앞으로 흑자전환, MAU 증가, 금융서비스 확대 등을 순차적으로 이뤄나간다면 훗날 IPO시 높은 공모가액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자기자본 규모와 업종 등만 보면 카카오뱅크 IPO 피어그룹들과 유사해보이지만 앱 경쟁력 등에서 사실 큰 차이가 있기에 해당 피어그룹들을 그대로 케이뱅크에 가져가는 것은 무리로 보인다"며 "이제 유증 절차도 마무리되어가는 가운데 케이뱅크가 나름의 색깔로 플랫폼을 성장시키는 게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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