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잭팟' 산업은행, 구조조정 회의론 한방에 해소 지원 5년 만에 2.3조 평가차익, 해운업 지원 성공사례 기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1-07-01 07:27:5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15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HMM 전환사채(CB) 주식 전환 청구권 행사로 잭팟을 터트리기 직전이다. 현실화되면 차액만 약 2조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CB 전환은 산은 주도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회의론을 잠재우는 기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산은은 HMM 및 국적선사 지원에 있어 안팎의 우려에 시달렸다. 5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해운업 경쟁력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산업은행은 3000억원 규모의 HMM(옛 현대상선)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는 전환 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산은이 전환권을 행사하면 HMM이 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전환된 주식이 실제 증시에 상장되려면 약 2주 안팎이 걸린다.
이번 청구권 행사로 산은은 2016년 이후 5년여 만에 HMM에 지원했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환가 5000원을 적용하면 6000만주가 전환된다. 지난 29일 종가 4만4300원을 적용하면 약 2조6400억원 규모다. 산은은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산은의 HMM CB의 주식 전환 및 평가차익 실현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우선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업에 대한 산은의 구조조정 방식이 성공했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더불어 HMM에 대한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고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산은은 2016년 12월 출구가 보이지 않던 HMM에 3000억원의 운영자금을 긴급 투입했다. 당시 산은 안팎에서는 회수를 장담할 수 없는 국고를 지원하는데 대한 비판이 있었다. 또 해운업을 꼭 유지해야 하느냐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산은은 해운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존립시키는 게 맞다는 주장을 폈다. HMM에 관리단을 파견하고 구조조조정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2017년부터는 꾸준히 운영자금 및 시설자금 등을 지원하며 HMM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자금을 공급했다.
더불어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규모 수익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최근 산은에 제기되는 비효율성 문제를 정면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및 금융계 일각에선 산은이 정부의 출자 외에는 수신 기능이 없고, 구조조정 자금을 국고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실제 현재의 산은은 대주주인 정부가 증자를 해주지 않으면 기업 구조조정 등 투자 활동을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산은은 산업구조 재편과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늘리기 위해 디지털금융 강화 및 개인고객 유치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 수신 확충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HMM CB의 주식 전환을 통해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이 성공하면 산업계와 산은 모두’윈윈’ 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산은의 지원으로 부실 기업이 살아나고, 이 과정에서 산은도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선례가 생긴 셈이다.
이러한 기업 구조조정의 성공이 또 다른 산업 및 기업에 대한 투자로 이어져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산은은 이번에 창출된 재원을 통해 또 다른 기업 구조조정 및 혁신산업 투자 등에 나설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HMM CB를 전환하면 당연히 이익이 발생하는데, 그걸 포기하면 배임”이라며 “차익은 또 다른 구조조정이나 정책지원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이 CB를 전환하면 보유 중인 HMM 지분율이 현재 11.94%에서 24.99%로 늘어나게 된다. 산은은 이번에 전환하는 주식을 당장 매각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HMM 민영화까지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 회장도 민영화 가능성에 대해 “매각 관련해서 결정된 사항이나 접촉한 기업은 없다”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검토 요인을 고려해 가면서 국가기간산업을 어떻게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안착시킬까 하는 관점에서 관계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제이엘케이, ‘메디컬 AI 얼라이언스’ 출범식 개최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 투자자간 셈법 엇갈린다
- 카카오, '11조 몸값'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 추진
- [i-point]대동, 우크라이나 농업부와 미래농업 기술 지원 협력 논의
- '위기를 기회로' 탑코미디어, 숏폼 올라탄다
- [thebell interview]임형철 블로코어 대표 “TGV로 글로벌 AI 투자 확대”
- [VC 경영분석]유안타인베, '티키글로벌' 지분법 손실에 '적자 전환'
- [VC 경영분석]성과보수 늘어난 CJ인베, 줄어드는 관리보수 '과제'
- [VC 경영분석]'첫 성과보수' 하나벤처스, 모든 실적 지표 '경신'
- [VC 경영분석]SBVA, '펀딩·투자·회수' 선순환…'당근' 성과 주목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옥상옥’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없이 그대로 간다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한화 합병 안한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새정부 출범 대응 고심, '무게 실리는' 재계 대관조직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오션 지분매입·에어로 유증, 이사회 투명성 지켜졌나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김승연 회장의 '과감한' 결단, 승계 속도 높였다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에 '건설사 붙이기' 그 성과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
- [상호관세 후폭풍]생산량 34% 미국 수출, 타깃 1순위 자동차
- [thebell desk]한화그룹이 잃어가는 것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첫 관문' 넘었다…두번째 과제 '계열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