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한국밸류, 행동주의 타깃 KISCO홀딩스 '무더기' 반대장세홍·이병제 대표, 문종인 부사장 등 이사선임 반대…"책임경영 의문"
허인혜 기자공개 2021-07-15 08:17:23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3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장세홍·이병제 KISCO홀딩스 각자대표의 이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사선임 후보 5인 중 두 각자대표와 문종인 부사장 등 4인을 제지했고 감사위원 선임안을 두고도 절반만 찬성했다.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에 의구심이 든다는 이유다.한국밸류운용은 2018년부터 KISCO홀딩스에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해 왔다. 배당과 자사주 처분에 대한 주주서한을 보내는 한편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한 바 있다.
◇장세홍·이병제 각자대표에 '반대표', "주주가치 제고·책임경영 의구심 든다"
한국밸류운용은 지난 한 해(2020년 4월~20201년 3월) KISCO홀딩스의 주주총회 의안 13건 중 6건을 반대했다. 사외이사 추천 안건에서 네 건, 감사위원 추천 안건에서 한 건 등이다. 이사 보수액승인 안건도 제지했다.
한국밸류운용이 반대한 이사후보는 모두 KISCO홀딩스의 경영자이거나 관계사의 임원 출신이다. 장세홍·이병제 각자대표와 문종인 부사장, 조재철 사외이사 등이다. 조재철 사외이사는 KISCO홀딩스의 계열사인 영흥철강 영업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한국밸류운용은 네 후보 모두 주주가치 제고에 걸림돌이 된다고 봤다. 한국밸류운용은 의결권 행사 사유에서 "이사회 구성원이었던 후보가 주주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충실의무를 부담하는 이사로서 책임을 다할수 있을지에 관해 상당한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책임 경영 측면에서 적격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을 피하기 어려워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일하게 찬성표를 받은 김동회 이사는 독립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경력상 KISCO홀딩스와 연관성이 낮다. 기획재정부 기금운용평가단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전무, 한국자산관리공사 자산운용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김 이사는 3월 재선임됐다.
감사위원 선임안 세 건에 대해서는 각각 찬성과 불행사, 반대 의견을 냈다. 오재열 주주제안 후보의 선임을 찬성하며 반대급부인 박경환 후보의 안건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조재철 감사위원 선임안건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선임 반대와 마찬가지의 이유를 들어 제지했다.
한국밸류운용이 반대의견을 냈지만 후보 선임을 막지는 못했다. 한국밸류운용이 반대한 조재철 이사와 박경환 감사위원의 선임 안건은 통과됐다. 3월 주총 당시 한국밸류운용의 의결권 주식 비중은 7.75%에 달했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한국밸류운용, KISCO홀딩스에 행동주의 이어간다
한국밸류운용의 이사후보 반대는 그동안 한국밸류운용이 KISCO홀딩스를 대상으로 해왔던 주주 행동주의와 맞닿아 있다. 한국밸류운용은 KISCO홀딩스에 지속적으로 주주서한을 보내는 한편 지난해 2월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전환한 바 있다.
한국밸류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된 이듬해인 2018년 3월과 12월 두 차례 KISCO홀딩스에 비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첫 번째 주주서한에는 배당과 자사주 처분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배당성향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인 배당정책을 수립하는 한편 자사주를 소각하라는 내용이었다. 두 번째 서한에는 1차 서한을 검토하라고 요구하는 동시에 철근가격 담합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대응과 개선책을 촉구했다.
세 번째 주주서한은 2020년 1월 발송했다. 배당성향과 배당금 제고, 자사주 소각 등을 꾸준히 요구했다. 자회사 지분확대와 자회사 자사주 매수 촉구 등 새로운 개선사항도 요구했다.
한국밸류운용은 2014년 10월 처음으로 KISCO홀딩스에 대한 5% 공시를 내고 투자 사실을 고지했다. 시장에서는 KISCO홀딩스에 대한 투자판단이 엇갈리지만 한국밸류운용은 KISCO홀딩스의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투자를 결심했다. 또 다른 가치투자사인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도 KISCO홀딩스에 여섯차례 이상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기업 개선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
KISCO홀딩스에 대한 한국밸류운용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는 앞으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ISCO홀딩스가 주주서한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예컨대 조재철 감사위원은 2018년 일부 주주들로부터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3월 주총에서 감사위원 재선임 후보에 올랐다. 조재철 감사위원은 전 영흥철강 영업본부장으로서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게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주주들의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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