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전보를 울리자마자 저서도 날개를 달았다. 트럼프도 여러 매력적인 책을 출간했고 기자나 참모, 심지어는 암살시도 용의자의 책도 팔린다. 한강 작가의 판매량을 넘볼 정도라니 그 스타성이 대단하다.제목은 트럼프의 성격과 닮았다. 'Think Like a Billionaire', 'Midas Touch'. 그중에서도 유명한 책은 'The Art of the Deal(거래의 예술)'이다. 1987년 출간됐는데 2024년 현재 역주행 중이란다.
트럼프의 저서를 화두에 올린 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업가를 맞이해야 할 국내 기업들 때문이다. 요즘 기업이 질의를 받는 기회가 오면 늘 튀어나오는 질문은 '트럼프 시대를 대비했는가'다. 그중에서도 내외부 환경이 모두 나빠 가뜩이나 움츠러든 철강업계가 악재로는 가장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1기의 악몽 때문이다. 동맹국인 한국에도 자비가 없었다. 직격탄은 무역확장법 232조였다. 한국의 철강 수출이 미 국가 안보를 침해한다는, 이쪽에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주장이었지만 파는 입장에서는 납득을 논할 위치가 아니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최악은 12개국에 대한 53%의 관세였다. 한국이 12개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차악은 모든 국가에 대한 24% 관세였다. 2017년 시작된 논의는 해를 넘겨 철강업계를 괴롭혔다. 보편적 관세로 끝났지만 그 사이 미국은 한국을 뺀 동맹국들을 폭탄 관세에서 제외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철강업계를 불안에 떨게 했다. 민관의 노력은 있었으나 신통치 않았다.
트럼프 2.0 시대도 관세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1기 관세와 쿼터 규제가 유지 중이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강화되지 않았을 뿐 재집권 시기에는 얼마든지 강력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한국은 미국 철강시장 점유율 4위다.
다행인 점은 쌓인 교훈이다.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쫄지 말라'고 조언한다. 한경연은 이달 역대 통상본부장을 초청해 제언을 들었다.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의 실용주의적 사고를 이용하라"고 했다. 확실한 주고받을 거리를 만들고 우리가 윈윈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하라는 이야기다.
아트 오브 더 딜은 '거래의 기술'로 번역됐다. 부랴부랴 ebook을 구매해 읽어본 소회로 트럼프의 의도는 거래의 예술 쪽에 가까워 보인다.
트럼프는 저서 속에 국내 철강 기업들의 대응책을 이미 공개해 뒀다. 그는 11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다. 철강업계가 소고할 만한 조언은 '지렛대를 사용하라'다. 그는 거래를 할 때 가장 나쁜 자세는 가망이 없다고 절망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만큼 상대방이 전의에 불탄다는 이야기다. 최선의 방법은 '힘을 내서 거래를 시작하는 것'이라는 게 그가 40년전 보낸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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