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마이데이터 '최다 계열사' 보유 4곳 본인가, 타금융그룹 2개 그쳐…고객층 다양, 포트폴리오 효과
김현정 기자공개 2021-07-19 07:16:42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5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본허가가 지연된 하나금융그룹이 이제 마이데이터 승인 최다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로 거듭났다.은행·금투·카드·핀크 등이 각기 다른 고객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그룹 포트폴리오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 통합 마케팅 등 공동 시너지 사업도 준비 중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까지 총 네 곳이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돼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계열사들이 사업을 준비 중이다.
KB금융그룹의 경우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두 곳이 1월 말 본인가를 받았고 KB증권이 현재 예비인가 단계를 밟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NH농협금융그룹은 은행과 상호금융이 당시 본인가를 획득했다. 모두 두 곳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월에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인가가 보류된 하나금융은 타 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우르르 마이데이터 사업자 인가를 받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속앓이를 하던 와중에 산업 특성, 소비자피해 발생가능성 등이 고려돼 금융당국이 적극행정 차원에서 4월부터 심사를 재개토록 했다. 5월 예비인가를 거쳐 이번 본인가까지 획득하면서 이제는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계열사들이 인가를 획득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이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하고 있던 업체로 대주주 적격성 외 다른 요건들은 문제가 없었다”며 “심사 재개 이후 외부평가위원회 평가, 현장실사 등 인가를 위한 정해진 절차를 밟았고 법정 처리 시한보다 빠르게 인가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4곳의 계열사들을 통해 가장 다양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정보주체 동의 아래 제3의 기업이 금융회사에 저장된 고객 정보 데이터를 수집, 이를 가공해 새로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금융사들은 인가 과정에서 사업계획서에 각자의 특화 서비스를 내걸어 승인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하나원큐’에서 카드, 보험, 연금, 현금영수증, 세금우대 조회 등의 금융자산 전반의 통합 조회·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번 인가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하나금투는 주식정보 구독서비스, AI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서비스를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하나카드는 자영업자를 공략했다. 개인사업자에 대한 상권 분석과 가맹점 정보 분석을 통한 대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용자 소비패턴 분석에 따른 자산관리 서비스와 구독경제 서비스 특화 모델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핀크 역시 그간 중단됐던 은행·카드·증권·현금영수증·대출정보 등의 통합조회와 소비 히스토리, 정기결제 알림서비스 등을 마이데이터 개시 시점에 맞춰 재개할 수 있다. 이 밖에 금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핀크리얼리’에 대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확장 준비 중이다.
각 계열사가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타깃층이 다른 만큼 다양한 고객군이 그룹 내부로 편입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 은행 고객 뿐 아니라 자영업자, MZ 세대 등을 아우르는 여러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나금융은 이를 기반으로 계열사간 마이데이터 시너지 사업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 최초로 하나원큐에 싱글사인온(SSO) 형태로 계열사 금융서비스를 연동시켜놓았는데 해당 앱에서 일제히 전 계열사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4월에는 ‘하나원큐’에 핀크리얼리를 탑재하는 등 핀크도 해당 대열에 합류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 4개사가 마이데이터 '통합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사업자들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고객몰이에 힘을 합쳐보자는 전략이다.
마이데이터 시행이 연기된 점도 하나금융에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 당초 8월 7일 시행 예정이었던 사업 시행일이 사실상 내년 1월로 연기될 전망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는 테스트 등 준비가 부족하다는 관련 업계의 요청 때문이었다.
하나금융이 심사 중단 시에도 꾸준히 API 작업 등을 준비했지만 아무래도 본격적인 준비에는 미흡함이 있었다. 마이데이터 시행이 약 4개월가량 미뤄지면서 이미 본허가를 받은 플레어어들을 따라잡을 시간을 벌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는 어떤 서비스를 포커스를 두느냐에 따라 사업 내용이 달라진다"며 "하나금융의 경우 네 곳이 추구하는 사업이 다채로운 만큼 그룹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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