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현대차, 역대급 지분투자 가능했던 이유 [캐시플로 모니터]지난해 2조원대 충당부채, 손익계산서에선 비용 처리되나 현금흐름에선 오히려 플러스(+)
양도웅 기자공개 2021-07-30 07:52:0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14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연간 현금흐름 측면에서 단연 눈에 띄는 해는 2020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무후무한 사건이 발생한 해이지만, 그보다 대규모 충당부채를 쌓으면서 현금성자산의 핵심 원천인 당기순이익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역대급 지분투자로 막대한 현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이 같은 배경엔 당기순이익엔 악영향을 주지만 반대로 현금흐름에선 긍정적인 충당부채의 특성이 존재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 7686억원, 당기순이익 5269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1.4%(8115억원), 81.4%(2조3052억원) 감소한 수치다. 절대적인 수치와 감소 규모를 고려하면 '어닝 쇼크'라고 불릴 만하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어닝 쇼크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면이 없지 않다.

회사는 제품을 판매하면서 이러한 비용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돈을 쌓아놓는데, 이를 판매보증충당부채라고 부른다. 이 부채는 일종의 비용이기 때문에 손익계산서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줄어든다.
현대차는 지난해 2조7176억원을 새로운 판매보증충당부채로 쌓았다. 이는 2019년에 전입한 1조2752억원보다 113.1%(1조4424억원) 증가한 규모다. 과거 북미와 국내 등에서 판매했던 자사 주력 모델인 쏘나타, 투싼, 싼타페 등에서 엔진 결함 이슈가 불거지자 관련 수리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추가로 적립한 것이다.

실제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이 당기순이익(5269억원)을 크게 웃도는 5조9658억원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로 급감했지만 오히려 영업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은 56.6%(2조1560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판매보증충당부채를 새롭게 적립했음에도 현금이 많이 늘어나자 현대차는 이를 투자 자금으로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 공장, 설비 등의 유형자산을 취득하는 데 전년보다 5522억원을 더 썼다. 1조원 중후반대의 감가상각비를 웃돌 정도로 설비투자를 했다. 통상 제조업체는 감가상각비만큼을 유형자산 취득에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큰 규모다.

지난해 새롭게 혹은 추가로 지분투자한 곳은 인도네시아의 완성차 제조및판매 법인(HMMI)와 완성차및부품판매 법인(HMID), 중국의 상용차 제조및판매 법인(HTBC), 독일의 제네시스 판매법인인 GME,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모셔널(Motional AD LLC) 등이다. 모두 현대차가 최근 역점을 두는 지역과 기술 등이다.
적극적인 지분투자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차는 종속기업과 공동기업, 관계기업 등에 총 9024억원을 투자했다. 전년동기 대비 20.1%(2395억원) 감소한 규모이지만 2075억원이었던 2019년 투자 수준과 비교하면 네 배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올해 1분기에 가장 많은 출자가 이뤄진 곳은 베트남의 완성차및부품판매 법인인 HTV로 285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최근엔 수소차 부문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금호익스프레스에 90억원을 지분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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