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05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사는 원래 영상 편집하러가는 '편집실'격이었어요. 내부에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관련 팀이 있기는 했지만 위상이나 매출비중은 미미한 편이었죠. 그런데 최근 뉴스를 보니 '메타버스 대장주'로 시가총액이 1조원을 향해…"B사(시총 1500억원)대표는 '말잇못(말을 잇지 못함)'으로 대신했다. A사를 폄훼하는 투는 아니었다. A사와 긴밀한 관계였기 때문에 포텐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다만 업계에서 인식하는 정체성과 시장에서 통용되는 '라벨'의 괴리감이 아득하다는 얘기였다. 지난해 말 기준 A사의 매출액은 202억원, B사는 1635억원이다. 그런데 기업가치는 A사가 6배 크다.
최근 메타버스 열풍은 여러모로 묘하다. 실적 등 객관적 지표의 흐름과 무관하게 기업가치가 치솟는 케이스가 많다. 앞서 B사 대표가 거론한 A사도 대표적인 사례다. A사는 여전히 영상효과(VFX) 부문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7월 27일 코스닥에 등판한 맥스트의 경우는 좀 더 극적이다. AR 메타버스 플랫폼을 표방하는 맥스트는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6762대1)을 기록했다. 당초 밴드 최상단인 1만5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지만 청약이 대거 몰려 2배인 3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현재(3일 종가) 주가는 8만200원. 7영업일 만에 시총이 2500억원에서 7200억원으로 3배 가량 뛰었다.
실적 추이는 어떨까. 맥스트는 2018년 매출 13억원·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매출 12억원·영업손실 17억원, 지난해 매출 20억원·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매해 100억원에 육박한다. 올 1분기도 매출 7억원·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맥스트는 2018년 코스닥 상장 채비를 했다가 실적 등을 이유로 뜻을 꺾었다. 만약 당시 상장에 성공했다면 지금과 같은 주가 흐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때는 메타버스가 없었다.
실적이 기업가치(시총)를 결정짓는 절대적 요인은 아니다. 오히려 실적과 시총은 불화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가치는 객관적 지표와 별개로 트렌드나 팬데믹, 참여자들의 심리 같은 변수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대선 테마주 같은 '허수'가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지금의 메타버스 열풍 원인을 한마디로 갈무리하기는 쉽지는 않지만 팬데믹과 시장의 기대감이 결합해 폭발력을 발휘했다는 게 중론이다.
한 전직 애널리스트는 "IPO 국면에서 '포지셔닝'이 중요하긴 한데, 메타버스처럼 포지셔닝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변수와 허수가 벗겨지면 남는 것은 상수(실적과 펀더멘털)"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현재 대장주들로 꼽히는 회사들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한철 열풍으로 끝날지 도도한 흐름으로 이어질지 역시 그들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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