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카카오뱅크 1순위로 매각한 이유 개별 현금성 자산 2000억 불과…낮은 사업연관성도 고려
김슬기 기자공개 2021-08-11 07:30:3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0일 18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이 보유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넷마블은 최근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SpinX)' 인수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 보유 타법인 지분 중 카카오뱅크가 첫번째 매각대상이 된 이유는 사업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상장 후 몸값이 높을 때 매각,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10일 넷마블은 카카오뱅크 주식 600만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4302억원이다. 처분 후 남은 주식수는 923만여주이며 지분비율은 1.94%다. 넷마블 관계자는 "유동성 및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으로 투자주식을 매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시간외매매(블록딜)을 통해 처분한 것이 아니라 장내에서 모두 팔아치웠다. 이 때문에 이날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7만1400원으로 전일대비 9.04% 하락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일 상한가를 치면서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고 다음날 12% 가량 주가가 상승했지만 상승세는 3일이 가지 못했다.
넷마블이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각한 데에는 현금사정이 급해서다. 이달 초 넷마블은 스핀엑스의 모회사인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 홀딩스(Leonardo Interactive Holdings Limited)' 지분 100%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지분 100% 인수가액은 약 2조5130억원으로 이 중 1조7786억원을 단기차입으로 충당했다. 인수대금의 약 70%를 대출로 충당했다.
넷마블은 스핀엑스 인수하면서 계약 종결 때 인수금의 80%를 지급하고 나머지 20%를 향후 4년에 걸쳐 지급할 계획이다. 결국 당장 필요한 돈은 2조104억원 정도다. 차입 외에 현금으로 2318억원이 더 필요했다.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은 1조4900억원이었지만 개별기준으로는 2358억원에 불과했다.
넷마블이 가용할 수 있는 현금 자체가 2000억원선이었기 때문에 현금마련이 급했던 것이다. 또한 이미 1분기말 총차입금이 1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추가 차입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후 늘어난 금용비용도 감당하려면 유동성 확대가 절실했다.
현재 넷마블이 투자한 상장사 지분은 카카오뱅크 외에도 많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를 지분 매각 1순위로 정한 것은 낮은 사업연관성을 꼽을 수 있다. 넷마블은 2015년 2월 엔씨소프트 지분을 사들였고 2016년 2월 카카오뱅크, 2018년 2월 카카오게임즈, 2018년 4월 하이브(옛 빅히트) 등에 투자했다. 2020년 2월에는 코웨이 지분도 취득했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동종업계로 향후 게임사업 협력 및 제휴할 상황이 많다. 또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는 백기사 역할이었던만큼 지분 매각이 쉽지 않다. 엔씨소프트는 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었는데 넷마블은 김택진 대표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해 지분을 매입했다.
하이브 역시 인척관계인 방시혁 대표를 보고 투자했고 곧 BTS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 역시 출시할 예정이다. 코웨이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이기 때문에 지분매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가장 사업연관성이 떨어지는 카카오뱅크일 수 밖에 없다. 매각 후 남은 지분의 가치도 6000억원 이상이다.
넷마블이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지분을 취득하는데 들인 돈은 956억원이다. 이미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이뤄졌을 뿐 아니라 남은 지분으로도 수익률은 1038%에 달한다. 투자 상장사 중 취득원가에 못 미치는 곳은 코웨이 한 곳이며 하이브 역시 1003%, 카카오게임즈 438%, 엔씨소프트 306% 이익을 봤다.
향후 현금 활용이 필요할 때 카카오뱅크 추가 지분매각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넷마블은 이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현재 다른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변곡점 맞은 해운업]'퀀텀점프' 현대LNG해운, 선대 확장효과 '톡톡'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HD한국조선해양 수익원천 자회사 '금융→조선' 이동
- [상호관세 후폭풍]트럼프의 '90일 유예·애플 지목', 삼성전자 득실은
- '반년 장고' 거래소, 제노스코 상장심위 개최 '미승인' 가닥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수산아이앤티, 무차입 경영 비결 '16년 흑자'
- AIA생명, 실적-자본적정성 '양날의 검' 된 환율 변동
- [지방 저축은행은 지금]IBK저축, 영업권·총량 규제에 발목 잡힌 '서민금융'
- [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정상혁 행장 역점 사업 'RM One Team' 평가항목 신설
- [금융사 KPI 점검/신한은행]신규 유치 고객 '주거래 확대' 방점 찍었다
- [Sanction Radar]은행·증권 PD 15곳, '조단위' 공정위 과징금 처분 위기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판 바뀐 종투사 제도]현실화 된 IMA '미래에셋 vs 한투' 2파전 가시화
- 우리금융, '최대 4000억' 신종자본증권 발행
- 유증 앞둔 이수페타시스, 관세 충격에 '혼돈'
- [Deal Story]'1위 사업자의 힘' 삼천리, 1조 수요 모았다
- [대한조선 IPO]교환사채 발행 기준 최저 지분가치 '1조'
- [대한조선 IPO]조선업 슈퍼사이클 진입…실적 호조까지 더했다
- [Deal Story]한숨돌린 고려아연, 뜨거웠던 시장 반응에 안도
- [대한조선 IPO]예비심사 청구 초읽기, 이사회 내부 정비 완료
- [발행사분석]'실적 부침' 삼천리, 재무안정성은 합격점
- IBK증권 경영총괄 부사장, 기은 부행장 출신 관행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