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세종메디칼, 리픽싱 없이 FI 자금 유치⑤300억 CB·BW 발행, 전환·행사가액 1만303원 고정
김형락 기자공개 2021-09-28 07:30:3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세종메디칼'이 리픽싱(전환·행사가액 조정) 조건 없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곳간을 채웠다. 타임인베스트먼트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진행한 자금 조달이다. 전환가액 및 신주인수권 행사가액 조정에 따른 최대주주 지분 희석 우려를 잠재우며 재무적투자자(FI) 자금을 유치했다는 평가다. 타임인베스트먼트도 CB, BW를 나눠서 인수해 지배력 안전판도 마련해 눈길을 끈다.복강경 수술기구 제조업체 세종메디칼이 경영권 변경 거래와 맞물린 자금 조달을 모두 끝냈다. 지난 17일 총 300억원 규모 CB, BW를 발행해 운영자금 200억원, 영업양수자금 100억원을 손에 넣었다. 각각 100억원 규모로 진행된 1회차 BW, 1회차 CB, 2회차 CB다.
세종메디칼은 지난 7월부터 타임인베스트먼트 주도로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타임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세종메디칼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125억원을 납입해 지분 16.67%를 확보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정현국 세종메디칼 전 대표이사 지분은 FI로 분산했다.

이재철 타임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세종메디칼 새판짜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세종메디칼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사업 실탄은 넉넉하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4억원에 유상증자와 CB, BW 발행대금 425억원이 더해졌다.
타임인베스트먼트가 출자하기로 했던 후속 유상증자를 철회하는 돌발 변수가 터졌지만 자금 조달 구조를 손보는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겼다. 타임인베스트먼트는 세종메디칼 유상증자에 추가로 125억원을 출자해 지배력을 확충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 6일 2차 유상증자가 정관상 신주 발행 한도를 초과해 무효라는 법무부 유권해석이 나와 유증을 철회했다.
대신 이번 CB, BW 인수에 자금을 투입해 지배력 확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타임인베스트먼트는 1회차 BW를 인수한 '케이원 바이오 조합1'과 1회차 CB를 인수한 '에이치바이오조합1'에 각각 90억5000만원, 9억5000만원을 출자했다. 조합 출자금만큼 BW와 CB를 넘겨받았다.
CB, BW 발행 조건도 재조정해 주식으로 바뀔 잠재 물량이 늘어날 여지도 차단했다. 납입 직전인 지난 10일 투자자와 합의해 CB, BW 리픽싱 조건을 삭제했다. 주가 변동과 관계없이 전환·행사가액을 1만303원으로 고정했다. 당초 발행 전환·행사가액의 70%까지 리픽싱이 가능한 조건이었다. 2%였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도 1%로 낮춰 조달 비용을 줄였다.

CB 매도청구권(콜옵션) 카드도 남아 있다. 추후 BW, CB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되면 타임인베스트먼트 지분은 21.06%로 조정된다. 두 차례 유상증자로 확보하려 했던 지분(25%)에 못 미치는 지배력이지만 CB에 부여해둔 콜옵션을 활용하면 이를 만회할 수 있다. 1회차, 2회차 CB에는 각각 발행회사가 지정하는 매수인이 최대 50억원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배정돼있다.
세종메디칼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안정화하기 위해 BW, CB를 인수하는 조합에 출자했다"며 "조달 자금은 의료기기 생산시설 투자와 더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투자 등에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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