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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기 최다' IBK기업은행, 이면에 교차판매 '고배점' KPI 2017년 30점→2020년 55점, 3년만에 25점 상향…불공정 영업행위 원인으로 작용

김규희 기자공개 2021-10-14 07:38:16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3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IBK기업은행의 일명 ‘꺾기’(대출 조건으로 예·적금, 카드, 보험, 펀드 등을 함께 판매하는 영업 행위) 영업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그 배경에 본사 핵심성과지표(KPI)가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사 차원에서 매년 교차판매에 대한 KPI 배점을 늘린 게 일선의 꺾기 영업을 초래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은행들의 꺾기 의심 사례에서 기업은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상황이란 점도 이목을 끈다. 업계에선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이라는 설립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안의 방지 자구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 KPI는 △수익성 및 건전성 △성장성 △고객관리 △직원·내부통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은 1000점으로 매년 동일하지만 각 부문 당 배정된 점수는 연도별로 상이하다. 해당 연도에 은행이 중요시 여기는 부문에 따라 비중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2017년 고객관리 부문에 배당된 배점은 개인고객관리 50점, 기업고객관리 45점 등 총 95점이다. 여기서 교차판매에 대한 배점은 개인고객과 기업고객 모두 15점에 머물렀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개인교차판매 배점이 늘어났다. 전년에는 배점이 15점이었으나 1년 뒤인 2018년에는 20점으로 늘었다. 영업점에서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카드나 보험, 펀드 등 상품을 판매한 경우 실적을 더 인정해준다는 의미다. 기업고객관리는 전년과 같은 15점이 배당됐다.

교차판매 배점 비중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졌다. 2019년 개인고객에 대한 교차판매 배점은 1년만에 5점 증가한 25점으로 늘어났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0점을 늘려 35점을 배정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3년만에 20점이 늘어난 것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교차판매 KPI는 2019년까지 15점으로 유지되다가 지난해 20점으로 상향됐다.

올해 KPI에는 변화가 있었다. 교차판매 항목을 없애는 대신 ‘고객기반성장’이라는 항목을 신설했다. 기존 교차판매 실적과 함께 핵심고객수, 우수고객수 등 항목을 한 데 묶은 셈이다.

교차판매에 대한 KPI 배점은 사라졌지만 실제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교차판매 항목이 포함된 소분류(고객관리부문)에는 150점이 배정됐으나 올해는 210점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매년 교차판매에 대한 배점을 늘려온 것을 고려하면 전체 점수에서 교차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을 전망이다.

<출처=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평가제도가 꺾기 영업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은행뿐 아니라 타 시중은행도 교차판매에 대한 KPI 비중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선 현장에서 영업하는 직원에게 꺾기 영업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꺾기 영업은 은행이 대출을 내주는 조건으로 고객에게 예·적금이나 카드, 보험, 펀드 등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 영업행위를 말한다. 펀드에 가입했다고 가정하면 고객은 대출이자와 함께 펀드 운용 수수료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

실제로 은행권에서 나타나는 꺾기 의심 사례(여신실행일 전후 1개월 초과 2개월 이내에 예금 등 금융상품에 가입한 경우)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시중은행의 꺾기 의심 사례는 총 25만2627건으로 집계됐다. 11조818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2019년 13만8240건에서 지난해 18만8582건으로 전년 대비 36.42% 증가했다. 금액 역시 7조9857억원에서 8조5603억원으로 7.20%(5746억원) 늘었다.

그 중에서도 기업은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꺾기 의심 사례가 7만5603건 나왔다. 이어 하나은행 6만7468건, 국민은행 5만658건, 신한은행 3만1942건, 우리은행 3만38건, SC제일은행 1254건, 씨티은행 664건 순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은행들은 대출 거절을 우려하는 고객에 대한 영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책은행인 만큼 꺾기 의심 사례를 줄일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은 교차판매는 법적으로 허용된 영업행위라는 입장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관련 규제가 강화된 만큼 절차에 따라 고객 사정에 맞는 상품을 권유하고 고객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판매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차판매는 합법 영업이며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과 함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며 “고객 스스로 필요에 의해 가입이 진행되는 만큼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출처=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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