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대기' 기업, 미뤄진 LGES IPO에 '등판 시기' 고심 내년 상반기 목표 대어급 발행사 다수 대기…유동성 장세 끝물, 눈치싸움 본격화
최석철 기자공개 2021-10-21 08:08:3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9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역대급 IPO 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상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쟁 빅딜 역시 등판 시기를 다시 한번 가늠하고 있다. 가능하다면 최대어와 맞붙는 일정을 피하기 위해 타이밍을 재는 모습이다.점차 유동성 장세가 끝을 향해 가고 있어 마냥 뒤로 미루기에도 마뜩치 않다. 상장예비기업 역시 각기 다른 업종에서 색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의식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LG에너지솔루션, 내년 초 상장 가닥...맞대결 피해 일정 재점검
19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내년 등판 예정인 대어급 IPO 발행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구체적 등판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능하다면 직간접적으로 맞붙는 시기를 피하기 위해서다.
올해 국내 IPO 시장은 유례없이 빅딜이 쏟아지면서 최대 호황기를 맞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공모액 1조4918억원), SK IET(2조2460억원),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크래프톤(4조3098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등 조단위 빅딜뿐 아니라 중대형딜이 쏟아지면서다.
이에 힘입어 최대어로 꼽히던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시기를 내년으로 미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역대급 공모액을 기록했다. 올해 IPO 시장 공모액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원스토어, SSG닷컴, CJ올리브영 등 수많은 대어급 IPO가 등판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여겨졌던 LG에너지솔루션 IPO가 내년 상반기로 넘어가게 되면서 등판 타이밍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상장예비기업의 면면이 화려하지만 아무래도 LG에너지솔루션과 맞붙는 그림은 꺼리는 흐름이다.
일정이 겹치게 되면 자칫 공모액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하반기에 공모에 나설 것으로 여겨지자 대다수 딜이 해당 시기를 피하기 위해 공모시기를 앞당기거나 늦춘 것과 같은 맥락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직전에 등장하는 빅딜에는 기관이 소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직후에 등장하는 딜은 기관 의무보유확약 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많은 주관사가 올해 하반기보단 내년 초를 적기로 봤던 이유다.
◇빅딜끼리도 공모시기 견제...거래소 예심 통과가 전초전
최근 유동성 장세가 끝물로 가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올해 등장한 빅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유동성 장세 속에 충분히 소화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유례없는 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너끈히 소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 유동성에도 점차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내년 초에 LG에너지솔루션이 상당한 자금을 흡수하면 이후 등장하는 빅딜의 상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그나마 LG에너지솔루션이 연초 상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빅딜도 타이밍을 잡을 시간적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상장 타이밍을 잡기 위한 전제 조건인 한국거래소 심사 문턱을 넘는 것이 먼저라는 설명이다.
최근 시장 상황과 빅딜간 타이밍 싸움을 고려하면 최대한 빠르게 상장하는 게 유리하다. 꼭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다른 빅딜과도 시기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업무에 과부하가 걸려 지연되고 있는 한국거래소의 심사 작업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신고서 정정 등으로 공모일정이 하반기로 미뤄지면 계획했던 자금조달에 차질은 불가피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염두에 둔 딜의 상장예심 청구가 조만간 차례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딜 클로징에 못지않게 내년 IPO 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인 만큼 발행사와 함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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