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베팅 명품 커머스 3강 대전]네이버와 유일하게 손잡은 발란, 투자금 유치도 1위②진입장벽 높은 부티크 직계약 '차별 포인트', B2B2C 플랫폼 구축으로 도약 예정
이종혜 기자공개 2021-10-29 07:57:16
[편집자주]
코로나19팬데믹에도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바로 명품 커머스 시장이다. '명품구매=백화점'이라는 오랜 공식을 깨고 현지 부티크, 수입 병행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어 차별화된 상품과 고객 서비스 등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을 인정받아 3각 구도가 형성됐다. 시장 점유율 상위권 3개사의 주요 투자 유치 현황과 사업 전략, 동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6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란(BALAAN)이 325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로 인해 발란은 명품 커머스 3강 중 가장 많은 누적 투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도 2000억원 이상을 인정받으며 1위인 머스트잇(기업가치 2300억원)을 바짝 추격했다. 재무적투자자들(FI)은 발란이 진입 장벽이 높은 해외 현지 부티크부터 공략해 직거래 구조를 만든 점을 높이 평가했다.발란은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수요 예측 기반 B2B2C(기업간기업·소비자) 플랫폼을 구축한다. 전략적투자자(SI)인 네이버와 함께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해 상품 배송시간을 더 줄일 계획이다. 더 나아가 명품 커머스 3강 대전의 주도권을 탈환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30곳 현지 부티크 확보, 월 거래액 400억 돌파
2015년 발란은 유통 구조 혁신과 IT 기술 결합을 통해 명품 시장의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End-to-End) 혁신하는 플랫폼 기업을 목표하며 설립됐다. 직접 발품을 팔아 유럽 부티크를 공략해 상품을 공급받는 데 성공했다. 상품 신뢰도는 물론이고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구간도 다른 명품 커머스 플랫폼보다 상대적으로 넓다. 2018년 1월 서비스를 내놨다.
핵심 경쟁력은 해외 현지 부티크에 대한 직접 영업을 통해 셀러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35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명품시장의 66% 이상을 점유한 유럽 현지의 부티크 가운데 230여곳과 전략적 관계를 맺었다.
유럽 부티크에서 바로 상품을 배송으로 받기 때문에 '신뢰성'은 물론이고 신상품 출시도 백화점보다 빠르다. 또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가 VIP 고객들을 특별 관리해준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병행 수입 업체들의 경우 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성이 담보된 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매입한다. 이 방법은 가격 경쟁력은 확보할 수 있지만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없다. 발란은 오히려 공급망 상단인 해외 부티크부터 공략해 차별적 상품을 제공하면서 품절률을 낮추는 전략을 구사해온 것이다.
이와 함께 잦은 품절, 느린 배송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시간 상품·재고 연동 API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고객 락인 효과가 커졌고 급성장세를 보였다.
더불어 구매력(바잉파워)을 더 확대하기 위해 국내 병행수입상, 명품소매업체들을 고객사로 끌어들였다. 꼭 발란 쇼핑몰에서 사지 않더라도 인기 있는 트렌드 제품이 국내에 있으면 해외배송 없이 고객이 더 빨리 받아볼 수 있는 다양한 루트를 개발한 것이다.
공급자에게는 한국 판매 채널 확보, 시장, 고객 데이터 공유, 재고리스크 분산을 도왔다. 빅데이터를 주간 단위로 보고서 형태로 보내고 다음 시즌 구매 추천, 그리고 중간 에이전트 없이 부티크와의 직접 사전 주문(프리오더) 중개까지 대행 중이다. 또 고객에게는 다양한 상품, 직구 대비 10~20%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무이자 할부, 교환·반품 가능 등 편리한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
그 결과 거래액은 승승장구 중이다. 2018년 서비스 플랫폼 론칭 3년간 6000여 개 명품 브랜드, 약 70만개 상품을 선보였다. 지난 1월 100억원, 8월 200억원 규모였던 월 거래액은 10월 기준 400억원을 넘었고 MAU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2019년 초 월 거래액은 10억원 규모였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 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밸류에이션 2000억 이상, 중고·뷰티·주얼리 등 상품 확장·풀필먼트 강화
발란은 시리즈B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 2000억원 이상이다. 이번 투자에는 신한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 KTB네트워크, 한국성장금융 등이 새로운 우군으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사인 네이버, 코오롱인베스트먼트, SBI 인베스트먼트, 메가인베스트먼트 등이 팔로우온을 이어갔다.
이로써 누적투자금액은 485억원이다. 발란은 2017년 베타 서비스 유치 후 스파크랩, 미래에셋벤처투자, 리앤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2018년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 2019년 1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았다. SBI인베스트먼트, 메가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JB자산운용 등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 2020년 네이버는 SI로 참여하면서 네이버가 선택한 유일한 명품 커머스 기업이 됐다.
투자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경쟁사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발란은 출발부터 진입장벽이 높은 해외 부티크와 직계약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상품,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했다"라며 "이후 병행수입업자가 입점하면서 하이엔드와 매스티지 브랜드 모두를 판매할 수 있는 등 상품 커버리지를 확대하며 데이터, 유통, 물류를 통합해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발란은 유럽 부티크와 국내 판매자 사이 수요예측 기반 B2B2C(기업간기업·소비자)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중고·뷰티·시계·주얼리·시계 등으로 품목을 확장하고 △주요고객(VIP) 컨시어지 시스템 △국내외 풀필먼트(주문·배송·포장) 등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FI인 신한캐피탈을 통해 신한금융계열사와 손잡고 BNPL(Buy Now Pay Later·선구매 후결제)서비스, PLCC 카드 제휴, 입점사를 위한 빠른 정산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발란은 명품은 백화점에서만 사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며 “고객 경험과 편의의 극대화를 통해 명품 플랫폼 시장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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