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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심화·크레딧물 투심 싸늘, 'AAA'도 외면 [Market Watch]국채 금리 급등, 투자 매력 급감…공사채 입찰도 미달, 줄줄이 발행량 축소

피혜림 기자공개 2021-11-09 08:00:4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채권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국채 금리 급등으로 크레딧물의 투자 매력이 줄어든 여파다. 연이은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채권 운용 기관의 손실폭이 커진 점 역시 투심 악화를 뒷받침했다. AA급 우량 회사채는 물론, 최고 신용등급을 자랑하는 'AAA' 공사채조차 소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싸늘한 투심 탓에 채권 입찰에 나선 공기업마저도 줄줄이 발행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 속에서 '반환경' 직격탄을 맞고 있는 발전채는 물론,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도 투심 위축세를 피하지 못했다. 국채 금리 등이 안정세를 되찾지 않는 이상 당분간 이같은 기류는 지속될 전망이다.

◇싸늘해진 채권 투심, 시장 전반으로 전이

국내 채권 시장 투심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국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한 탓에 크레딧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p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상승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자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8월 25일 1.425%였던 3년물 국고채 금리는 꾸준히 상승해 이달 1일 2.115%에 도달하기도 했다.

시장 분위기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을 시작으로 투심 위축세는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AA급 회사채는 물론 AAA까지 투자 수요 확보가 쉽지 않아졌다.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파주에너지서비스(AA-)는 미매각을 기록했으나 추가청약으로 겨우 자금을 확보했다. 뒤이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최초로 수요예측에 도전한 기술보증기금이 최고 등급인 'AAA(sf)'를 보유하고도 전량 미매각되는 사태를 겪었다.

꾸준한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기관들의 투자 여력이 줄어든 점 역시 위축세를 가속화시켰다. 채권 운용 손실이 지속되는 탓에 기관들이 보수적 기조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기관 대부분의 채권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다보니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됐다"며 "차환 물량의 경우 기존 기관들이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신규 물량 등의 경우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AA' 공사채도 썰렁, 발행량 축소 이어져

최우량 신용도를 자랑하는 공사채도 달라진 기류를 피하지 못했다. 'AAA' 등급을 바탕으로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 영역이지만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비껴가진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달 27일 회사채 입찰에 나서 수요 미달을 경험했다. 당초 모집액이었던 28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조달 규모를 줄인 배경이다. 이달 2일 입찰에 도전한 한국남동발전은 20년물에 단 한 곳의 수요도 확보하지 못해 해당 만기물 발행을 철회했다. 대신 만기를 1년과 30년물로 구성해 2300억원을 마련했다.

반환경 여파에서 비껴간 일반 공기업 역시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발전채의 경우 ESG 투자 열풍 등으로 올들어 투심이 위축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다만 최근에는 해당 이슈와는 거리가 있는 공기업까지도 발행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기관들의 요구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달 1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계획했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일 입찰 후 조달 규모를 800억원(3년물)으로 줄였다. 1300억원의 주문이 모였으나 응찰 금리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800억원으로 물량을 줄이고도 발행금리를 동일 만기 민평 대비 5bp 높은 수준으로 확정됐다. 앞서 2일 1500억원 안팎의 채권 발행을 위해 입찰에 나섰던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해당 절차를 거친 후 발행 규모를 1000억원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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