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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채, 반환경 낙인에 투심 싸늘…입찰 앞두고 긴장 [Market Watch]ESG 열풍, 시장 변동성 고조로 미달도…줄줄이 발행 대기, 전망은 어두워

피혜림 기자공개 2021-11-05 09:53:0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한수원·중부·남부·서부·동서·남동발전)의 회사채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열풍 속에서 반환경 낙인이 찍힌 데다 최근 시장 변동성 고조 등으로 투심이 얼어붙으면서다. 최근 한국동서발전은 회사채 입찰에서 발행 예정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요를 확인하기도 했다.

문제는 발전사 조달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주 한국남동발전을 시작으로 한국서부발전과 중부발전, 동서발전 등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투심 위축에 더해 물량 부담까지 상당해졌다는 점에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관련 업계에서는 ESG채권 형태로 투심을 보완하는 경우 등이 아니라면 조달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사진출처=동서발전 홈페이지

◇싸늘해진 발전채 투심, ESG·변동성 '이중고'

발전채 조달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2021년 급부상한 ESG 투자 열풍 등으로 석탄화력발전사에 대한 투심 위축이 가속화한 결과다. 최근 빠른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기관들의 투자 여력 자체가 줄어든 점 또한 어려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싸늘해진 투심 속에서 발행량을 축소하는 곳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달 27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입찰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수요를 확보해 조달 규모를 28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줄여야 했다. 남은 1500억원가량의 자금은 이달께 그린본드(green bond) 등의 형태로 재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발전자회사는 그동안 국내 채권시장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발휘했던 곳이다. 이들은 지난해에만 총 4조원 가량의 원화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연간 조단위 물량을 쏟아냈다. 'AAA' 최고 신용등급 등을 바탕으로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은 결과 대규모 자금 확보는 물론 금리 절감 효과 역시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올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 ESG 열풍이 불어닥치자 주요 기관들은 반환경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이라는 점에서 낙인이 찍힐 수 밖에 없는 발전자회사는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ESG 부상 초기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채권의 인기가 떨어지는 모습이 두드러졌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후 원자력 발전에 대한 환경 효율적인 특성 등이 부각되자 투심 위축세는 석탄화력발전사인 중부·남부·서부·동서·남동발전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시장 전반의 투자 수요가 위축되자 냉랭해진 투심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까지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자 기관들의 움직임이 보수적 기조로 바뀌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기관들의 채권 운용 손실이 이어지는 데다 연말 북클로징 분위기 등이 겹치며 투자를 주저하는 곳들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발전채 조달 지속, 흥행 가능성 '글쎄'…ESG 정면돌파 촉각

녹록지 않은 환경이지만 발전자회사의 조달은 이달에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한국남동발전을 시작으로 이주에만 한국서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 등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수요 미달을 경험한 한국동서발전 역시 이달 남은 자금을 회사채 시장서 마련할 전망이다.

한국동서발전을 제외한 이들 모두가 올 12월 혹은 내년 1월말까진 일정 수준의 발행액을 채워야 한다. 일괄신고 방식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1년여간의 발행 규모 등을 금융당국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준금리 인상 전인 올 7월을 끝으로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후 금리 상황 등을 관측하다 서둘로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여건 상 입찰 결과 등에 전망은 어둡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채권시장 불안감이 더욱 고조됐다는 점에서 보험사 수요가 아직 남아있는 초장기물이나 반환경 이슈를 상쇄할 수 있는 ESG채권이 아니라면 조달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앞서 입찰을 진행했던 한국남부발전은 초장기물·그린본드를 택해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지난달 28일 진행한 회사채 입찰에서는 20년물과 30년물에 각각 700억원, 9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당초 계획했던 1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으나 한국남부발전은 금리 조건 등을 고려해 트랜치별로 600억원씩, 총 1200억원을 발행키로 결정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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