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뉴딜펀드, '수자원공사' 출자자 재등판 배경은 중장기 출자계획 수립·개발사업 연계 기대, 동남권 공기업 불참 여파도 작용
박동우 기자공개 2021-11-17 08:01:5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충청권에 이어 동남권 지역뉴딜 벤처펀드가 닻을 올렸다. 모태펀드와 지방자치단체, 지역 공기업이 힘을 합쳐 스타트업 투자 재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대전에 자리 잡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재차 출자자로 등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5년 동안 1000억원을 출자키로 계획을 수립한 준비성, 에코델타시티 등 지역 개발 사업과 스타트업 지원을 연계할 수 있다는 기대 등이 투영됐다. 울산과 경남에 본사를 둔 공기업들이 지역뉴딜 펀드 조성에 불참한 영향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수자원공사에서 먼저 의사 타진", 전국적 인프라 '테스트베드' 활용 가능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벤처투자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등과 손잡고 '동남권 지역뉴딜 벤처펀드'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3년에 걸쳐 민간 자금을 매칭해 1200억원 이상의 자조합을 결성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변수가 없다면 오는 12월 초에 1차년도 출자사업 공고를 내는 방안이 유력하다.
모펀드 조성액은 최소 840억원이다. 모태펀드가 420억원을 약정한다. 지방자치단체는 120억원을 보탠다. 한국수자원공사도 300억원을 출자한다. 올해 상반기 충청권 지역뉴딜 펀드의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참여한 데 이어 동남권 지역뉴딜 펀드의 우군으로 참여키로 결정했다.
대전에 자리 잡은 공기업인 수자원공사가 울산·경남 권역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찍은 펀드에 출자키로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측에서 먼저 출자 의사를 타진하면서 동남권 지역뉴딜 펀드 참여가 성사됐다"며 "공사가 물 산업에 속한 혁신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수자원공사가 올해부터 5년간 1000억원을 벤처펀드 출자 재원으로 투입하는 계획을 세운 동향을 눈여겨봤다. 전국에 포진한 상·하수도 관리 인프라와 지사 네트워크의 활용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피투자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상용화를 촉진할 테스트베드(시험 무대) 역할을 가미할 수 있어서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경남과 울산은 낙동강 유역권에 속하는 만큼, 수자원공사의 참여로 펀드 운용에 한층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김해 인근에 ICT를 접목한 수변 도시인 '에코델타시티'를 조성하는 등 수자원공사가 진행 중인 지역 개발 프로젝트와 연계하면 중소·벤처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LH·남동발전' 참여 좌절, "지역 공기업 출자 문 열려 있어"
다만 경남과 울산에 본사를 둔 공기업들이 불참한 대목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 사정에 이해가 밝은 회사나, 현지 주력 산업과 연관성이 깊은 기관이 추가로 참여하면 자조합 포트폴리오에 속한 업체들을 후속 지원하는 데 한층 탄력을 낼 수 있어서다.
경상남도와 울산광역시는 올해 하반기 동남권 지역뉴딜 펀드 조성을 추진하면서 지역 공기업들과 접촉해 출자 의향을 살폈다. 대부분의 기관이 주무부처와 협의 필요성, 열악한 재무 여건 등을 내세워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주에 본사를 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출자 의사가 있었으나 동남권 지역뉴딜 펀드에 합류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올해 6월 발표한 'LH 혁신 방안'으로 어려움에 부딪친 탓이다. 방만한 예산 운영을 개선한다는 취지 아래 LH의 신규 출자 사업을 원칙적으로 불허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들어 출자 결정을 유보했다. 새롭게 출자 사업 예산을 편성하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수행하고 주무부처의 승인을 받는 등 절차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행정안전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경영 환경의 악화'를 내세워 동남권 지역뉴딜 펀드 출자를 포기했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탈(脫)석탄 로드맵 이행과 전기요금 동결 등의 영향으로 발전사들의 실적 적자 규모가 커진 상황"이라며 "펀드 출자 여부를 놓고 협의해봤지만 긍정적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앞선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여유 자금을 지닌 공기업이 모펀드 조성에 자율 참여하는 방향으로 기획된 만큼, 개별 공기업의 출자를 강제할 수는 없다"며 "최종적인 자펀드 결성 규모를 최대 2000억원까지도 염두에 뒀기 때문에 지역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출자자로 들어올 여지를 항상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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