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패션업 리포트]사우스케이프, 2대주주 한섬과 동거 유지할까②2018년 한섬피앤디 흡수합병 계기, 14% 보유 지분 '평가손실'
이효범 기자공개 2021-11-18 08:02:53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골프웨어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패션기업들에게 골프웨어시장 진출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종합패션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전문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저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골프웨어 브랜드를 갖춘 패션기업들의 영업 성과를 조명하고 재무와 지배구조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재봉 사우스케이프 회장은 70%를 웃도는 지분으로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대표이사 직함을 내려놓고 이사회에서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다만 특수관계인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눈에 띄는 대목은 정 회장이 경영권을 매각한 한섬이 2대주주로 있다는 점이다. 사우스케이프의 외형 확대 과정에서 주주로 진입해 있다. 다만 지분 취득 이후 실익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사우스케이프의 최대주주는 정 회장이다. 지난 6월말 기준 그의 지분율은 75.29%다. 단독으로 보유한 지분만으로도 주주총회의 주요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여기에 정 회장의 자녀인 정형진 씨와 정수진 씨가 각각 지분 7.56%, 0.01%씩 들고 있다. 정 회장의 아내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2012년 사우스케이프 설립 당시만 해도 정 회장의 지분율은 90%를 웃돌았다. 이후 2015년 한섬커뮤니케이션, 2018년 한섬피앤디를 각각 흡수합병해 외형을 키우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됐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사우스케이프에 대한 지배력은 공고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85%에 달했다.
정 회장은 그러나 사우스케이프 경영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다. 2015년 대표이사에서 사임했고 이사회에서도 빠졌다. 대신 그의 특수관계인들이 이사회에 포진해 있다. 이사회는 최소 3명에서 8명으로 구성할 수 있는데 최소 인원인 3명으로 꾸려져 있다. 정 회장의 자녀이자 사내이사인 정형진, 정수진 씨와 강경수 대표이사다. 사외이사를 별도로 두지는 않고 있다.
사우스케이프의 주주명부에는 정 회장과 특수관계인 외에 그가 창업한 한섬도 있다.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그룹에 한섬의 경영권을 넘기긴 했지만 사우스케이프가 한섬피앤디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한섬이 다시 주주로 진입했다. 한섬은 현재 사우스케이프의 2대주주다.
2014년까지만 해도 한섬은 한섬피앤디 지분 66.2% 들고 있는 최대주주였다. 2대주주는 정 회장과 그의 일가였다. 2015년 한섬은 한섬피앤디 지분 31.8%를 정 회장에게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800억원이었다.
당시 한섬피앤디 경영권을 정 회장에세 넘겼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 한섬의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정 회장은 골프리조트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거래였다. 시장에서도 한섬이 저수익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 리스크를 제거하고 경영 효율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섬은 그러나 한섬피앤디 지분 34.37%를 남겨뒀다. 이 지분은 사우스케이프와 한섬피앤디가 합병한 이후 사우스케이프 주식 14.5%로 바뀌었다. 해당 지분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도 달라졌다. 보유 지분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지분법 대신 금융자산의 일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한섬 입장에서 사우스케이프 주식이 투자자산으로 바뀐 셈이었다.
한섬의 투자 성적표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2018년 한섬이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최초로 취득할 당시 장부상 가격은 610억원이었다. 그해 연말 평가이익이 68억원 가량 늘어나 장부가는 678억원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262억원을 평가손실로 인식하면서 장부가가 416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다시 평가이익이 43억원 반영됐지만 최초 취득금액에 비하면 여전히 투자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월말 장부가액 역시 459억원에 머물러 있다.
그동안 한섬은 사우스케이프를 통해 주주배당을 받은 적도 없다. 또 사우스케이프 주식은 비상장 주식이라 현금화하기도 쉽지 않다. 주주 외에는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사들이려는 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섬은 그러나 앞으로도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보유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사우스케이프가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일 때 까지 기다린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향후 한섬의 투자 성과는 사우스케이프의 골프웨어 흥행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9월말 기준 사우스케이프의 골프패션업 매출은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액 중에서 17%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섬 관계자는 "투자 차원에서 사우스케이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지분을 처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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