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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카드' 꺼낸 교보생명, 완주 관건은 '가격' 관건은 가격, 생보사 주가 '반토막'…FI 투자금 회수 협조 의지 표현

이은솔 기자공개 2021-11-18 07:38:4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적투자자(FI) 어피너티컨소시엄과 분쟁 중인 교보생명보험이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언급된 '숙원사업'이지만 완주 가능성을 두고는 업계의 의견이 갈린다. 현재 상장 생명보험사의 주가 현황 등을 고려할 때 상장을 무리하게 강행하기보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재추진하기로 결의했다. 내달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IPO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보생명은 최근 들어 IPO를 다시 검토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말 IPO 추진 당시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던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과 관계를 유지하며 실무 논의를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부를 통해 IPO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문구: 'KYOBO 교보생명'의 이미지일 수 있음
다만 실제로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업계의 의견이 갈린다. 교보생명은 IPO 재추진 배경에 대해 최근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투자 유치 여건이 다소 개선됐다고 밝혔다. 상장 생명보험사의 주가는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규제 강화로 인해 여전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생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의 주가는 2010년 초반 10만원대에서 현재는 6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낙폭은 더 크다. 상장 초반 7000원대였던 한화생명 주가는 한때 1000원 밑으로 떨어졌고, 반등한 현재도 3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동양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주가는 상장 직후의 절반 내외에 불과하다.


교보생명의 IPO 완주 의지가 강하다고 해도 관건은 가격이다. 생보사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는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활용한다. 현재 생보사의 평균 PBR은 0.3배 수준이다. 삼성생명의 PBR은 2021년 11월 기준 0.31배, 한화생명은 0.22배, 동양생명 0.36배, 미래에셋생명 0.34배였다.

간혹 오렌지라이프나 푸르덴셜생명 같은 외국계 우량 생보사들에게 0.7~0.9배까지도 값을 쳐준 적이 있지만, 이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의 경쟁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감안된 PBR로 자산 규모가 크고 상장을 추진하는 교보생명에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 가격으로 계산했을 때 교보생명이 상장할 경우 예상 기업가치는 3조원에서 4조원 사이가 될 것을 보인다. 교보생명의 총자산은 2021년 9월말 기준 92조9800억원, 자본총계는 12조2700억원이다. PBR 0.3배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기업가치는 약 3조7000억원대다.

어피너티컨소시엄(어피니티, IMM PE, 베어링 PEA, GIC)이 원하는 엑시트 수준과도 다소 괴리가 있다. 2015년 상장을 추진하던 당시 거론되던 교보생명의 기업가치는 약 6조원에서 7조원 가량이었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이 풋옵션을 행사하며 요구한 가격은 주당 40만원, 총액으로는 2조원 가량이다. 이들이 2012년 인수한 교보생명 지분은 24%로, 단순 계산해봐도 교보생명이 8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원하는 가격으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상장을 당장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보다는 교보생명이 IPO를 재추진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협조하고 있다는 의지를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재판부에 표현하는 '회유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어피너티컨소시엄 측 이철주 사외이사도 참여해 해당 안건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현재 진행 중인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들에 대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연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어피너티컨소시엄 측 변호인들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IPO를 미루고 풋옵션 가격도 산정하지 않는 등 주주간 계약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IPO를 재추진하면 신 회장도 주주간 계약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분쟁에 대한 부담도 일부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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