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차세대 리더십]옅어진 '원삼성'…전자發 인사혁신 어디까지 확산될까④미전실 해체 후 자율경영 안착, 디스플레이 시작으로 전자계열사 순차적 도입
원충희 기자공개 2021-12-02 07:12:40
[편집자주]
'이재용호 삼성'이 본격적으로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첫 발은 인사제도 개편이다. 수평적 기업문화 정착이라는 분명한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어떤 식으로 뉴삼성의 메시지를 담을지 어느 때보다 업계 주목도가 높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조직 문화를 혁신해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함)에 다가서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읽힌다. 더벨은 삼성의 인사 관전포인트를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30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이재용의 인사실험이 그룹사로 확산될까. 예전에는 비전자계열사까지 삼성전자 DNA가 이식됐지만 현재는 그룹의 '원삼성' 색깔이 많이 옅어진 상태다. 다만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자부문 계열사는 통상 1~2년의 시차를 두고 삼성전자의 제도나 시스템을 수용해 왔다.이들에겐 내년부터 바뀔 인사제도를 언제 도입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우선 밀접해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순차적 반영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전무-부사장 직급통합은 조만간 있을 임원인사 시점을 고려해 조기 도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일 2022년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전무-부사장 통합 △직급별 체류기간 폐지 △시니어 트랙 도입 △직원 직급 표기 삭제 △사내 FA제도 △절대평가 도입 △피어리뷰 시범 도입 등이 골자다.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혁신은 다른 계열사에도 초미의 관심사다. 통상 삼성전자의 경영시스템과 제도가 일정시차를 두고 계열사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삼성 한 계열사 관계자는 "프로직급 통칭은 삼성전자가 실시한지 1~2년 만에 전자계열사로 확산됐다"라며 "이번 개편안이 어떻게 전달될지 모르지만 큰 틀은 가져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삼성전자 DNA 이식을 주요 과제로 여겨왔다. 인사에도 그런 성향이 드러나 삼성전자 출신들을 주요 계열사 요직에 배치해 왔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모두 삼성전자 출신이다.
예전에는 금융 등 비전자계열사에도 삼성전자 출신들이 포진했었다.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과 최치훈·원기찬 전 삼성카드 사장, 지대섭 전 삼성화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1등 DNA'를 이식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류가 많이 달라졌다. 2017년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삼성에는 그룹 개념이 공식적으로 사라지고 각자도생의 자율경영 체제가 시작됐다. 삼성전자 출신들이 비전자계열사로 가는 빈도 역시 줄었다. 현재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 금융계열사 CEO들은 전자보다 금융이력이 더 많은 인물들이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비전자계열사에는 약해졌지만 전자부문 계열사에는 여전히 강한 편이다. 미전실이 해체된 후 삼성은 사업지원TF(전자), 금융경쟁력제고TF(금융), EPC경쟁력강화TF(물산) 등 사업부문별 TF를 구축했다.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계열사들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영향 아래에 있다.
삼성전자와 가장 밀착돼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인사 혁신안이 우선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밀접하게 붙어있어 인적교류가 가장 많은 곳이다. 삼성전자와 거의 비슷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다른 계열사에도 전무-부사장 통합체제가 먼저 도입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들은 임원 간 이동이 잦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전무급이 부사장으로 불리게 되는데 다른 계열사에선 전무로 호칭될 경우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 조만간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조기도입 가능성이 크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기 등 일부 계열사에선 사번, 직급(CL)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이미 실시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가 했다고 다른 계열사에 곧바로 도입되는 건 아니고 각 사별 구성원과 노조 등의 협의·조율을 거쳐야 하는 만큼 언제 도입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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