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코인원·코빗의 '코드', 박리다매 전략 선택 업비트와 경쟁구도, 가격 승부수…중소형 거래소는 비용부담 덜 수 있을 듯
노윤주 기자공개 2021-12-10 07:30:56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코인원, 코빗 3사가 만든 트래블룰 솔루션 '코드(CODE)'가 활동 시작을 알렸다. 업비트(두나무)가 만드는 '베리파이 바스프'보다 한 발 늦게 출발한 코드는 만회 전략으로 '박리다매'를 내세웠다. 대형 거래소끼리 회원사 유치를 위해 가격 경쟁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중소형 거래소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차명훈 코드 겸 코인원 대표는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중 3사 간 트래블룰 솔루션 적용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는 외부 회원사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는 내년 3월부터 자금 송신자와 수신자의 정보를 사업자끼리 공유하는 트래블룰을 준수해야 한다.
이에 빗썸, 코인원, 코빗 3사는 지난 8월 각각 3억원씩 출자, 9억원의 자본금으로 트래블룰 솔루션 개발사 코드를 공동설립했다. 차 대표, 방준호 빗썸 부사장, 김회석 코빗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3사는 동일지분, 동일의결권을 갖고 대표이사는 2년에 한 번 번갈아 맡기로했다. 현재는 차 대표가 코드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다.
업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부분은 업비트와의 경쟁이다. 당초 코드는 업비트를 포함한 4대 거래소가 합작하기로 했으나 업비트가 독자노선을 선택하며 빠졌다. 업비트는 자회사 람다256이 개발하는 베리파이 바스프를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서비스를 출시한 베리파이 바스프는 한빗코, 에이프로빗 등 국내 회원사 약 10곳을 유치한 상태다.
방준호 빗썸 부사장은 "모든 거래소가 이용할 수 있도록 코드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가격은 코드를 운영할 수 있을 만큼만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솔루션 사용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코드 측에서 먼저 가격을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중소형 거래소는 한시름 놓게 됐다. 트래블룰은 기술 특성상 고객 정보를 공유하는 거래소끼리 같은 솔루션을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소형 거래소는 4대 거래소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선택의 여지 없이 베리파이 바스프와 코드 두 솔루션에 모두 가입해야 한다. 이 중으로 비용을 지출하는 셈이다. 트래블룰 솔루션 평균 사용 비용은 한 달 3000만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은 회원사를 모집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양측 모두 가격 이야기를 꺼내고 있지 않다"며 "향후 규모가 커져 정상 가격을 지불해야 할 때는 중소형 거래소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쯤 되면 솔루션을 하나로 통합하던,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주던 답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은 경쟁구도지만 베리파이 바스프와 코드는 협력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4대 거래소끼리도 고객 정보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서로의 솔루션에 회원사로 가입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추후에는 양사의 솔루션을 연동할 수도 있다. 차 대표는 "이론적으로 연동은 가능하다"며 "양사간 충분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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