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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상조기업]부모사랑, 스타트업 '테이블링 투자' 반전 노린다23억 투입 지분 100% 확보, 브랜드 '홍보·협업' 시너지 방안 모색

박규석 기자공개 2021-12-14 07:20:35

[편집자주]

수년간 부실상조 퇴출에 힘써온 상조업계가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힘쓰고 있다.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금 확충과 유지, 신사업 진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와 이종산업 진출, 장례업 서비스 강화 등 다각화도 모색 중이다. 변화하고 있는 상조시장의 패러다임과 주요 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모사랑이 IT 전문 스타트업 ‘테이블링’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 다각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IT 사업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며 현재 직간접적인 시너지 창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그간 부모사랑은 금융권 예금이 주를 이루는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투자 실적을 엿볼 수 있는 이자와 배당 수익의 경우 지난해 전체 영업외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2%와 14%에 불과했다. 반면 고객의 계약해지로 발생하는 부금해약수익의 비중은 같은 기간 73%에 달해 사실상 부모사랑의 주 수익원은 상조업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사랑의 테이블링 투자는 수익 다각화의 초석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동시에 IT전문 기업에 투자했다는 대목도 주목하고 있다. 상조 회사들이 주로 여행과 웨딩, 화장품 등의 기업 또는 채권이나 블라인드 펀드에 집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투자이기 때문이다.

◇외식 ‘예약문화’ 활성화 베팅

부모사랑은 지난해 테이블링의 주식 100%를 확보했다. 투자금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테이블링의 지분 취득원가는 28억원에 달한다. 주력 사업은 외식 매장의 대기 손님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리해주는 고객 관리 서비스다.

과거 번호표를 통해 고객의 예약 순서를 관리했다면 테이블링은 온라인으로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객은 매장 앞에서 순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자신의 차례가 되면 자동 알림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고객 관리와 더불어 매장의 테이블 회전율 상승 등을 지원하는 게 목표다. 점주 입장에서는 고객정보와 예약정보 등의 통합 관리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해당 순번의 고객을 자동으로 호출할 수 있어 매장 관리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테이블링은 웨이팅 서비스뿐만 아니라 옥외광고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매장 앞에 설치된 키오스크의 기능을 매장 예약뿐만 아니라 광고 노출을 위한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피크타임(Peak Time)의 경우 고객 응대와 홍보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부모사랑은 테이블링이 주력하고 있는 웨이팅 지원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외국의 경우 예약 시스템이 정착되어 이를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 개발 기업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부모사랑은 테이블링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0월부터는 테이블링과 협약을 맺고 키오스크를 활용한 브랜드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향후 계획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테이블링과의 추가적인 업무 협약 방안을 구상 중이다.

◇‘부채·지급여력’ 비율 개선 과제

부모사랑이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수년째 줄고 있는 매출 규모가 녹아있다. 상조업의 특성상 행사(장례) 수익만으로는 흑자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영업외수익까지 감소해 지난해에는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부모사랑의 개별기준 매출은 지난 2015년 173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84억원에 머물러 100억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간 영업적자를 방어해주던 영업외수익이 1년 새 28% 줄어든 93억원을 기록해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2018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불과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게 됐다.


하락한 수익성은 부모사랑의 재무건전성 제고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모사랑의 경우 회사 설립 시투입한 자본금 100억원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본총계를 늘릴 수 있는 이익잉여금 등의 부족으로 수년째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조회사는 선수금이 부채로 인식되는 만큼 자본잠식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증자를 단행하거나 이익잉여금을 쌓아야 한다.

자본잠식의 영향으로 고객 선수금에 관한 지급여력 비율도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모사랑의 지급여력비율은 70%다. 상조업계 평균 지급여력비율이 91%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인 상조회사의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업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142%를 기록해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공정위에 따르면 업계 평균 부채비율은 110%다. 통상 부채비율은 자본총계를 활용하지만 상조회사는 고객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만큼 공정위는 자산대비 부채비율을 활용해 재무건전성을 평가하고 있다.

다만 부모사랑이 2017년부터는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도입해 내부통제를 통한 리스크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대목은 고무적이다. 사업비용 발생 시 내부검토 프로세스를 거쳐 불필요한 비용 등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부모사랑이 비상장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제도의 도입은 기업의 신뢰 제고와 재무건전성 제고에 긍정적인 요소로 풀이된다.

부모사랑 관계자는 “향후 국내도 외국처럼 예약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판단해 테이블링 투자를 결심했고 현재 활용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재무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서는 과거에 도입한 내부회계관리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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