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조현범의 과제 '주담대 이자'…배당정책 손보나 6개월마다 연장, 연간 80억…사측 "조 회장 개인사"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24 07:26:5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2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대표가 연말 임원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작년 6월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을 블록딜로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된 지 1년 반 만이다. 사실상 조 회장은 이때 그룹 후계자로 낙점됐다.당시 조 회장은 지분 취득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을 활용했다. 보유 중인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지분을 상당량 맡기고 자금을 융통한 것이다. 이후 6개월마다 만기를 연장하고 있지만 매년 이자부담만 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단독 경영체제를 갖춘 조 회장이 주담대를 어떻게 처리할 지 주목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은 이달 중순 자신의 주담대를 전반적으로 손봤다. 10일과 13일, 14일 사흘에 걸쳐 계약들을 정리했다. 신규 계약을 체결하거나 일부 상환했고, 만기도래한 건들은 모두 연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회장은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식 1916만9030주와 한국타이어 주식 196만8370주를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보유 중인 한국앤컴퍼니 주식(3990만1871주)의 48%와 한국타이어 주식(256만1241주)의 76.9%가 묶여있다. 양사 주식을 담보로 설정해 놓은 대출 계약이 각각 5건, 2건이다.
이 중 1건이 12월에 신규 체결됐고 5건은 업데이트됐다. 일단 교보증권에 한국앤컴퍼니 주식 101만3172주를 맡기고 100억원을 새로 빌렸다. 나머지 기존 계약들은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하지만 조건이 이전과 동일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눈에 띄는 건 이자율이다. 만기를 연장한 계약 3건의 대출 금리가 6개월 전보다 인상됐다. 한국앤컴퍼니 주담대 중 KB증권 대출건은 3.2%에서 3.5%로, 하나금융투자 건은 3.3%에서 3.8%로 올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식을 맡기고 KB증권에서 빌린 대출 역시 금리가 3.2%에서 3.5%로 상향 조정됐다.
일부 갚기도 했다.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담보로 NH투자증권에서 융통한 600억원 중 200억원을 상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맡긴 주식수도 기존 574만1627주에서 382만7751주로 줄었다. 남은 400억원에 대해서만 만기를 6개월 연장했다. 해당 대출건은 이자율이 그대로다.
이번 조정으로 조 회장의 이자 부담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주담대로 빌린 돈이 2000억에서 1900억원으로 10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대출 금리 인상으로 효과가 일부 상쇄됐다. 단순계산을 해보면 이전엔 연간 80억6500만원 가량을 지급해야 했지만 지금은 79억9500만원으로 산출된다. 매년 80억원 가량을 고스란히 이자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이 본격적으로 주담대를 받기 시작한 건 작년 6월이다. 당시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23.59%)을 넘겨받기 위해 급히 돈이 필요했다. 이때 주담대로 2200억원 가량을 마련하고 자체 자금을 보태 지분 취득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조 회장은 지분율이 기존 19.31%에서 42.9%로 급등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주담대 덕에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이양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이젠 경영권 확보 자금의 바탕이 된 주담대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남게 됐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주담대를 해결할지에 주목한다. 기본적으로 근로소득과 배당 등을 활용해 주담대 규모를 줄여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개인으로서 가장 손쉽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들이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지분 42%를 갖고 있는 한국앤컴퍼니는 최근 배당을 확대해가고 있는 추세다. 2019년엔 주당 3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으나 작년에는 500원으로 43% 가량 높였다.한국타이어 역시 지난해 주당 65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전년보다 당기순이익이 줄었으나 주당 배당금은 100원 인상했다. 이로 인해 배당성향은 2019년 16.2%에서 2020년 21.3%로 높아졌다.
향후 양사가 어떤 배당정책을 가져갈 지가 조 회장의 주담대 상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조 회장의 한국타이어 지분은 2.07%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주담대는 조현범 회장 개인적인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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