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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순자산 75조 청사진]시너지와 수익성, '투트랙' 투자전략②반도체·ICT 계열사 미래 경쟁력 강화, 차익실현 통한 투자재원 마련 선순환

이장준 기자공개 2022-01-18 14:14:59

[편집자주]

SK텔레콤으로부터 비통신 자회사를 품고 출범한 SK스퀘어. ICT 전문 투자지주회사를 지향하며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NAV) 7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현재 24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NAV를 4년 내 3배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잇는 'ICT 연합' 중심에 선 SK스퀘어. SK그룹의 새로운 총아로 떠오르는 이 회사의 청사진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ICT 투자 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는 투트랙 투자전략을 택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와 접목해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 업체와 차익실현이 가능한 업체로 나눠 접근방식을 달리하는 양상이다.

전자는 시너지를, 후자는 수익성을 우선 고려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코빗과 온마인드, 사피온 투자는 'SK ICT 패밀리' 계열사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이에 반해 그린랩스 투자는 추후 차익실현을 통해 또 다른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 담겼다.

◇계열사 시너지 겨냥한 코빗·온마인드·사피온 투자

SK스퀘어는 반도체와 ICT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에 투자해 미래 혁신을 창출하겠다는 투자 철학을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범 직후 가상자산거래소 코빗과 3D 가상 캐릭터 제작사 온마인드에 첫 투자를 단행했다. 코빗에는 900억원을 들여 지분 35%를 확보해 NXC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온마인드에도 80억원을 수혈하며 지분 40%를 인수했다.

미래 ICT 산업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해 'ICT 넥스트 플랫폼(next platform)'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이는 SK텔레콤은 물론 SK스퀘어 산하 기존 자회사들의 경쟁력 제고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SK텔레콤은 2013년부터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분야에서 독자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7월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를 내놓았다. 이를 토대로 현실세계에 가상을 결합한 MR(Mixed Reality)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온마인드의 디지털휴먼 기술을 접목해 아바타를 만들거나 코빗의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과도 교류할 수 있다.

드림어스컴퍼니, 콘텐츠웨이브, 원스토어 등 콘텐츠 플랫폼 업체와도 협업할 지점이 많다. 음악플랫폼 플로(FLO),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앱마켓 원스토어의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만든 가상자산을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켓에서 거래하거나 디지털 휴먼 셀럽이 이들 플랫폼에 등장하는 일도 가능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전문 회사로 탄생할 사피온(SAPEON)도 이들 투자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이달 초 CES 2022에서 SK텔레콤, SK하이닉스와 함께 'SK ICT 연합'을 꾸리고 공동 투자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SK텔레콤(500억원, 62.5%), SK하이닉스(200억원, 25%), SK스퀘어(100억원, 12.5%) 모두 투자에 참여해 미국에 사피온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SK스퀘어 입장에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반도체 섹터에 첫 투자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SK텔레콤과 함께 현지에서 전략적·재무적투자자(SI·FI)를 끌어들이는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사피온은 SK텔레콤의 5G, AI 분야에서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결합한 시너지의 결실이다. 추후 AI 칩을 로봇·미디어·보안·스마트팩토리·의료 등 분야로 확장하려 한다. 사피온의 제품을 활용해 SK텔레콤의 미디어 품질 개선 기술이나 SK쉴더스의 영상 관제 성능 역시 개선할 수 있다.

◇상장 후 차익 실현 기대한 그린랩스 투자

하지만 단순히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 대상만 찾는다면 SK스퀘어가 굳이 출범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액티브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회사'답게 ICT 부문 혁신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미래가치를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회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차익을 실현하는 것 역시 SK스퀘어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국내 디지털 농업 혁신기업 '그린랩스(green labs)' 투자가 여기 해당한다. SK스퀘어는 작년 12월 350억원 규모로 그린랩스에 투자했다. 팜모닝 앱을 기반으로 농창업부터 작물재배 컨설팅, 신선마켓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농업과 기술을 합친 애그테크(Ag-tech) 부문에서는 국내 탑이지만 SK텔레콤 및 SK스퀘어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만한 투자는 아니다.

SK스퀘어는 오롯이 그린랩스 자체의 추가 성장에 베팅했다. 지난해 1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올해 말 4850억원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하는 '유니콘' 등극을 목전에 두고 있고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인 '데카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3~5년 뒤 기업공개(IPO)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도 충분하다.

*출처=SK스퀘어

코빗, 온마인드, 사피온과 달리 차익실현을 기대하고 투자를 진행했다는 의미다. 계열사와 시너지를 기대하기보다 투자사를 밸류업해 되파는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SK스퀘어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다시금 투자에 활용해 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ICT 패밀리 시너지를 위한 투자도 하고 수익화에 초점을 맞춘 투자도 할 것"이라며 "이번 CES 2022 행사에서도 밝혔듯 반도체·ICT 영역에서 글로벌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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