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28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개월간 기관투자자만 50여차례 만나면서 FSN의 펀더멘털과 잠재력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설명했습니다."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이상석·서정교 FSN(옛 퓨쳐스트림네트웍스) 각자대표는 지난 반년을 "폭풍 같은 시기"였다고 반추했다. 그럴 만도 했다. 대주주 옐로모바일그룹과 결별을 원했던 FSN은 모기업의 구설수와 복잡한 송사로 독립에 번번이 실패했다. 2020년 11월 미국 IT기업 'PSI인터내셔널'이 최대지분 인수에 합의하면서 새 둥지를 찾는듯 했지만 막판 협상이 불발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대주주와 불편한 동거가 계속됐다.
옐로모바일그룹과 이상혁 대표는 한때 벤처업계에서 신화적인 존재로 언급됐다. "미팅 3번 만에 영업이익 4배의 금액으로 인수한다"는 철학은 길지 않은 시간에 대제국을 건설한 로마의 기동력을 떠올렸다. 하지만 수차례의 감사의견 거절, 수백억원 대 소송 등으로 벤처연합군은 현재 공중분해된 상태다. 과욕이 빚어낸 참사다.
연합군 내 주력부대였던 FSN은 외부의 힘이 아니라 자력으로 독립을 꾀했다. 전부 타 죽는 '연화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신창균 전 FSN 대표를 비롯해 이상석, 서정교, 조창현 등 현 FSN 핵심 경영진이 뭉쳤다. 연합법인 '제이투비'를 설립하고 보유지분을 모아 대주주 YDM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의 일이다. 저들이 말한 폭풍 같은 시기는 이후 6개월을 뜻한다. 잔존하고 있는 대주주 리스크로 인해 FSN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시간들과 싸웠다는 이야기다.
FSN은 Ver 2.0으로 업데이트됐다. 40여 개에 이르는 'FSN 연합부대'는 제이투비를 새 사령관으로 옹립하면서 똘똘 뭉쳤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퓨쳐스트림네트웍스에서 FSN으로 새 간판을 달고 액면병합도 단행했다. 강력한 원군도 등장했다. CB 투자로 이들을 도왔던 김정률 싸이칸홀딩스 회장이 본인의 지분을 제이투비에 보태면서 YDM과의 지분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김 회장은 라그나로크로 유명한 게임 대부다.
시장은 뉴 FSN의 가능성에 반응하고 있다. 계열분리 즈음까지 1000억원 가량의 시총을 유지했지만 대주주 리스크가 사라지자 한때 4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액 역시 매해 신기록을 거듭, 지난해는 2000억원(미결산)을 바라보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는 이미 국내 톱티어다.
몸이 한결 가벼워진 FSN의 올해 킬링 아이템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커머스다. 마케팅과 커머스, 블록체인(토큰이코노믹)을 한데 묶는 게 이들의 노림수다. 상반기에는 블록체인 사업을 전담하는 FSN ASIA의 싱가포르 상장도 예정돼 있다. 옐로모바일과 합을 맞췄던 공력은 여전하되 성숙함은 배가됐다. 스크럼이 와해되는 순간 전멸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석, 서정교 대표는 말한다. "아직도 FSN은 엄청나게 저평가돼 있습니다. 올해 반드시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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