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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투자, 현대차 CFO 서강현 부사장의 역할은 [현대자동차를 움직이는 사람들]⑩작년 초 CFO 선임, 사내이사로 활동…수익성 제고·부채비율 관리 '과제'

유수진 기자공개 2022-02-11 07:36:37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0년 10월 취임 이후 두 차례의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완성했다.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말이 있듯 누구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좌우되는 게 당연지사.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고자하는 정 회장의 꿈을 현실로 바꿔줄 핵심 인물들은 누구일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8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곳간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적잖은 힘을 실어주기로 유명하다. 직접 돈을 벌어오는 일 못지 않게 비용을 줄이고 내실있게 관리하는 일을 중시한다는 해석이다. 상장사(12개사) CFO 전원이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대부분 전무급 이상이라는 점만 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의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2013년 처음 임원(이사 대우)을 단 이래 고속승진을 거듭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현대차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에 나서는 등 성장을 지속하며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2년차 현대차 CFO, '재무' 한우물

현대차는 최근 '2022년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하고 올해 △R&D(3조6000억원) △CAPEX(5조원) △전략투자(6000억원) 등 모두 9조2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8조)는 물론, 직전 최고였던 2020년(8조4000억원)보다 8000억원 확대한 규모다.

코로나19가 야기한 반도체 수급난이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도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영업활동으로 수익을 올리고 그에 맞춰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는 재무 총괄인 서 부사장이 덩달아 바빠진다는 걸 의미한다. 회사의 공격적인 투자를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재무상태를 건전하게 유지해야하는 임무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대차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글로벌 수요가 탄탄히 받쳐주며 지난해 7년 만에 최고 영업익을 거둔 상태다.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축소 등의 효과로 수익성 개선도 이뤘다.

서 부사장은 작년 초 현대차 CFO를 맡기 시작해 이제 막 2년차에 접어들었다. 당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재무 총괄에 선임됐다. 그는 현대차그룹에서 정석으로 한 우물만 파온 재무통(通)으로 손꼽힌다. 자금 조달이나 재무 안전성 관리 등 맡는 일마다 깔끔하게 처리해 주변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1968년 1월생인 서 부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차그룹에 발을 들였다. 2013년 부장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하며 처음 임원이 됐고 2015년 이사로 승진하며 회계관리실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상무로 올라선 건 회계관리실장 4년차이던 2018년이다.

이듬해 전무로 승진하며 현대제철 재경본부장(CFO)으로 발령이 났다. 그로부터 2년 뒤 다시 현대차로 돌아오며 부사장을 달았다. 이때 CFO 자리도 꿰찼다. 현대제철 재직 당시 주어졌던 사업재편 등 구조조정 임무를 잘 마쳐 '금의환향'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의 복귀는 현대차 내 재무조직의 위상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직전에 전무급이 재경본부장을 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단계 격상된 셈이다.

◇유일한 '부사장' 사내이사, 계열사 이사회 참여도 '적극'

서 부사장은 정의선 회장이 활동 중이던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앞서 현대제철 CFO 시절에도 등기임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

당시 이사회는 "섬세한 분석력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도, 재무분야 전문성은 이사회의 역량 강화와 전문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사내이사진 중 부사장은 그가 유일했다. 나머지는 모두 사장 이상이었다.

현대차가 그동안 CFO를 무조건 이사회에 참여시켜온 건 아니다. 사실상 직전해인 2020년 김상현 재경본부장(당시 전무) 때부터로 파악된다. 그의 전임자인 최병철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미등기임원이었다. 이는 최근 몇년 새 CFO의 역할이 더욱 크고 무거워졌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서 본부장은 사내이사 중 유일하게 이사회 산하 보수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등기임원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2019년 설치한 조직이다. 사외이사 2명(윤치원 이사·심달훈 이사)과 서 부사장까지 모두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가 재무전문가라는 점이 고려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계열사 이사회에서도 적극 활동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현대차 등기임원 중 정 회장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계열사 이사직을 겸직 중이다. 현대차가 대주주로 있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현대커머셜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한다.

그가 금융 3사 이사회에 합류한 것 역시 작년 3월이다. 전임자가 맡았던 자리를 그대로 물려 받았다. 현대차 CFO로서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카드 이사회의 경우 또 다른 대주주인 기아의 CFO인 주우정 부사장도 멤버다.


올해 미션은 현대차가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작년 대비 매출 13~14% 증가, 영업이익률 5.5~6.5% 달성 등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모두를 목표로 내걸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확대 등도 그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투자 여력을 남기면서 최소 전년 수준의 배당을 실시해야 한다.

재무적으로 주요 지표 관리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차는 부채비율과 차입금비율이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반대로 재무유동성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활동을 통해 미래 성장성과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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