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인사이더스]"BD 자문사, 규모에 따라 수수료 2~3배 차이"①아이큐비아·파마벤처스·RM파트너스 등…개인 역량 차이도
홍숙 기자공개 2022-02-18 08:48:26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업계를 리드하는 '핵심 관계자'를 모았다. 일명 바이오 인사이더스(insiders)다. 바이오텍 주요 임원 또는 벤처캐피탈 주요 심사역 등으로 구성된 이들이 시장의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더벨은 정식 인터뷰 등을 통해선 나올 수 없는 통찰력 있는 견해를 모아서 독자에게 전달키로 했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이름, 소속, 직책은 밝히지 않는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약개발 기업의 주요 사업모델의 '기술이전(L/O)'이다. 임상 3상과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 자본, 인력, 경험 등이 부족한 국내 기업은 기술이전을 통해 단계적으로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한 상장을 위한 요건으로 기술이전 실적이 요구된다.이런 상황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더벨이 집계한 지난해 기술이전 실적은 15조8223억원으로, 2020년 14조410억원을 넘는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사업개발(BD) 인력이 부족한 바이오벤처들은 거래자문사(transaction advisory firm)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더벨은 '바이오 인사이더스'를 통해 기술이전을 위한 거래자문사 활용법을 들어보기로 했다.
A: 전, 중견제약회사 BD 업무 경험자/현, 비상장 바이오벤처 BD 책임자
B: 전, 헬스케어 대기업 및 바이오벤처 BD 업무 경험자/현, BD 업무 개인 컨설턴트
-거래자문사(transaction advisory firm)가 제공하는 업무 범주는 어떻게 되나.
B: 거래자문사의 실질적 역할은 무형자산을 양수·양도할 수 있도록 잠재적 협상 대상자를 찾아주는 것이다. 여기서 무형자산은 신약개발 관련 물질, 플랫폼 기술 등을 포함한다. 텀싯(term sheet)을 작성하고, 기본적인 협상을 조율해 준다.
그러나 자산(asset)의 가치평가나 세무, 법률 문제 등은 회계사와 로펌을 별도로 고용해야 한다.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는 거래자문사가 맡아주기도 하고, 이 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A: 기술이전 계약을 위한 계약서에 들어갈 조항이 많다. 거래자문사가 큰 틀에서 텀싯을 작성하고, 협상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서가 법적 이슈 없이 문서화되기 위해선 반드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 사내 변호사가 있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바이오벤처는 자문사와 함께 로펌을 활용해야 한다.
B: 다양한 유형의 거래자문사가 있다. 단순 컨설팅, 거래(transaction), 듀딜리전스 등 BD 업무도 세분화돼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있다. 또 개인 프리랜서 형태로 관련 업무 경험자가 BD 업무를 대행해 준다.
내부에 BD팀을 갖춘 대기업 및 중견제약회사는 BD 서비스를 분할해 외주 업무를 맡긴다. 내부 BD팀이 없거나 대표 혹은 BD 담당자 한 명 정도로 구성된 바이오벤처는 BD업무를 전체에 대한 계약을 맺는다. 회사 규모가 커 자본이 충분히 쓸 수 있는 여력이 되면 증권사 IB를 활용하기도 한다.
A: 회사 규모에 따라 자문사에 의뢰하는 업무 범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전 회사에선 기술을 범주화해서 기술이전 전략 짜는 업무를 맡겼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BD팀이 따로 없어서 턴키(Turn key)로 맡긴다.
-주요 거래자문사들은 어느 곳이 있나.
A: △아이큐비아(IQVIA) △RM 파트너스(RM Partners) △파마벤처스(PharmaVentures) △첼로 헬스(Cello Health)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아이큐비아와 파마벤처스를 활용해 봤다. 규모 면에서 아이큐비아가 대형 기업이라면, 파마벤처스가 중소 기업이다.
-같이 일해 본 자문사와 경험을 공유해 준다면.
A: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이전 회사에서 아이큐비아와 파마벤처스와 일해 봤다. 우리가 가진 기술을 팔 수 있는 잠재 파트너를 찾고, 우리가 가진 기술이 어떤 가치(value)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지 컨설팅을 받았다. 규모가 큰 아이큐비아는 업무가 세분화 돼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파마벤처스는 기민하게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
아이큐비아는 법무팀, 분석팀, 파이낸스팀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두 포진돼 있는 것은 장점이다. 물론 모두 전문가가 있다는 것과 내가 맡긴 업무를 알아서 척척 해 준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아이큐비아는 다른 중소 기술자문사에 비해 수수료가 2~3배는 비싸다.
큰 회사라도 파트너 개인의 역량 차이가 큰 편이다. 아이큐비아에 만난 파트너가 BD 경험이 풍부한 분이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잠재 파트너 고객 발굴부터 기술이전 가능성까지 세심하게 분석해 줬다. 미국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라 마지막에 정리해 준 리포트가 만족스러웠다.
B: 대형펌을 이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소규모 인원으로 모든 BD 업무를 하는 것보다 세분화된 전문인력을 활용해 BD 업무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물론 대형펌을 쓰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대형펌의 도움을 받기 전에 자체적으로 잠재 고객, 경쟁자, R&D 방향성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작업을 거쳐야 기술거래자문사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자신들의 BD 방향성을 토대로 거래자문사가 제시하는 잠재 고객 리스트를 보는 능력이 중요하다.
R&D 중심 바이오벤처는 BD 부서에 인원을 많이 배치하기 어렵다. 최근 큰 기술이전 성과를 낸 에이비엘바이오도 미국 현지에 기반을 둔 BD 인력이 2명이라고 들었다. 조단위 시총을 가진 국내 바이오텍도 BD 인력을 충분히 활용하기는 어렵다.
적은 인원으로 BD 업무를 보기 위해 거래자문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월 사노피와 ABL301 기술이전 계약을 위해 거래자문사는 별도로 활용하지 않았다. 자체 BD 인력과 로펌을 활용했다.)
결국 BD 업무를 해 나감에 있어 자체 인력을 확보해 인건비를 늘릴지, 거래자문사에 컨설팅 비용으로 지불할지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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