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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혁신 내건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 행보는 이사회 주도 컴플라이언스 조직 신설, 독립성 강화 위해 이사회 의장직 사퇴 가능성

조영갑 기자공개 2022-03-07 08:46:34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3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잇따라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진 에코프로그룹이 거버넌스 혁신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관련 안건이 상정될 3월 말 정기주주총회가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책임론의 중심에 서 있는 이동채 회장의 향후 행보를 엿볼 수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에코프로 본사에서 '미래성장 계획'을 발표, "그룹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완벽하게 가동되지 않았다"면서 "거버넌스 준법경영 및 종합안전관리 방안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에코프로그룹은 올해 초 계열사 에코프로비엠 화재사고와 내부자거래 등 내부통제 이슈로 홍역을 치렀다.

쇄신안에 따르면 에코프로그룹은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혁신 △매 분기 거버넌스 혁신 진행 경과 공개 △ESG 상생협의체 구성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및 프로그램 조직 신설 등의 조치를 올해 이행할 계획이다.

또 그룹 차원의 안전관리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AI Alarm(인공지능 경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중대산업재해 '제로(0)'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핵심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 개편'이다.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이사회 본연의 경영감시, 견제기능을 되찾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사회 주도의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기구와 프로그램을 신설해 향후 재발할 수 있는 '내부통제 리스크'를 사전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사 '에코프로'는 이사회 구성에서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할 전망이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동수로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에코프로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에코프로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총 5인이다. 결과적으로 3월 말 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신설안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 회장은 "(그룹 계열의) 상장사 3사에 이사회 직속 준법지원인을 선임해 준법통제 활동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준법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부자거래 의혹과 관련해 "관련 혐의 사실이 확정되는 대로 내부 징계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불공정 주식거래 방지 시스템 도입도 약속했다.

업계에선 2020년 삼성그룹이 마련한 컴플라이언스 쇄신안을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다. 당시 법원의 주문으로 출범한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는 김지형 전 대법관 등 외부인사를 위원으로 다수 선임하면서 그룹의 거버넌스 전반을 검토했다. 에코프로그룹 역시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중심으로 준법지원인 등 외부 인사를 등용, 그룹사 전반의 준법경영을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에코프로가 이사회를 중심으로 준법경영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3월 말 주총 이후 이사회 운영이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회장의 향후 거취가 주목 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2월 에코프로비엠 내부자거래 이슈가 고조됐을 당시 일각에서 '회장직 사퇴설'이 돌기도 했으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사퇴에는 선을 그은 상황이다.

대신 이사회가 견제기능을 되찾고, 컴플라이언스 조직의 독립적 업무 수행을 돕는 취지에서 이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설립 이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서 경영 전반을 챙겨왔다. 현재 박상욱 부사장, 최상운 전무(사내이사), 박상조·김재정 사외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되는 만큼 사내이사직을 더 이상 맡지 않고, 새로운 사내이사 선임안을 주총 안건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기업 내 준법감시기구는 주주를 대신하는 일종의 워치독(watchdog)"이라면서 "이사회 내에 설치된다고 가정하면 독립된 인사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견제장치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코프로는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진이 준법경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안배하겠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 회장은 시장에서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일 것"이라면서 "현재 큰 틀에서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목표를 정했고, 구체적인 로드맵은 외부 전문기관과 협의를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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