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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속도' 에프에스티, 지주사 전환 카드 '만지작' 지배력 확대·2세 승계 대비 지배구조 개편 검토…유망 자회사 이솔 상장 가능성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2-03-11 07:58:49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EUV(극자외선) 펠리클 개발 및 공정장비 전문기업 '에프에스티'가 2세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룹사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장명식 회장의 지분율이 15%대에 불과한 탓이다. 지배력 확대와 향후 지분승계를 위해 필요한 절차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EUV 펠리클 검사장비 제조 자회사 '이솔'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점쳐진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프에스티는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장 회장의 장남 장경빈 상무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장 상무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부친 장 회장을 보필해 그룹사의 신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인 에프에스티 이사회 구조상 장 상무의 그룹사 내 역할과 존재감이 대폭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에프에스티는 장 회장의 지배력 확대와 향후 장 상무 지분승계를 위한 지주사 전환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에프에스티 사정에 밝은 IB업계 관계자는 "장경빈 상무의 이사회 입성을 기점으로 에프에스티가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에코프로'식 인적분할 모델을 거론하고 있다. 에코프로가 환경사업을 축으로 2차전지 양극재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이동채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에코프로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에이치엔(HN)으로 인적분할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것처럼 에프에스티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오너 일가의 지분 구성도 매우 유사하다. 분할 전 에코프로는 이동채 회장 13.11%, 가족회사 이룸티앤씨 3.74% 등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으로 묶였다. 에프에스티 역시 장명식 회장 15.75%, 가족회사 시엠테크놀로지 8.45% 등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구성하고 있다. 가족회사 내 지분 외 오너 2세의 지분이 거의 없다는 점도 닮았다. 에코프로는 인적분할 공개매수를 통해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을 30%선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에프에스티그룹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에프에스티를 중심으로 회사 규모를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오버레이 계측장비 제조 자회사 오로스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첫 상장 자회사를 보유하게 됐다.

에프에스티는 오로스테크놀로지의 상장으로 보유 지분가치가 급증해 1년새 자산총계(별도기준)를 2054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관계기업투자자산 400억원, CAPEX(자본지출) 투자 관련 유형자산 300억원 등이 늘어난 결과다. 공모 과정에서 지주사 전환을 대비,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지주사 요건인 상장 자회사 보유 지분비율 30%도 충족(33.54%)했다.

다만 아직 자산총계가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EUV 펠리클 검사장비 제조 자회사 '이솔'의 코스닥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상무는 MBA 과정 수료 후 이솔의 총괄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영능력을 검증 받았다.

이솔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출신 김병국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에프에스티는 이솔 설립 과정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종잣돈 1억원을 출자해 27.32%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유상증자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지분율을 54.25%까지 올렸다. 이 과정에서 사용한 투자금은 총 15억원에 불과하다.

이솔은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업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내놓고 있다. 4분기 EUV 펠리클 투과율을 검사하는 장비(EPTR)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하고, 삼성전자 EUV 라인에 납품했다. EUV 공정에서 포토마스크를 보호하는 펠리클은 노광 투과율이 매우 중요하다. 90% 이상의 투과율이 돼야 노광 공정에 채택될 수 있는 만큼 투과율을 측정하는 검사장비의 수요 역시 커질 전망이다.

이솔은 이외에도 EUV 블랭크 마스크, 포토레지스트 등의 성능을 평가하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EUV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에프에스티의 자회사 이솔은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EUV 솔루션 개발기업이다. 사진은 이솔의 주력 장비 중 하나인 SREM.(T사진=이솔홈페이지)

지난해 3분기 말 순손실 11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부터 EUV 관련 장비 공급을 확대하면 기업가치가 급상승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EUV 펠리클을 선단 공정에 정식으로 도입하면 에프에스티의 펠리클과 이솔의 검사 장비가 패키지로 공급될 수 있는 판로가 열린다"면서 "기업가치가 수직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에프에스티는 올해 이솔의 매출 규모를 키운 후 내년께 본격적으로 IPO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적은 투자금으로 과반지분 이상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솔의 주식이 상장되면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관계기업투자자산 및 자산총계가 크게 늘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펠리클 막 프레임을 생산하는 100% 종속회사 '에스피텍' 역시 기업공개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에프에스티 관계자에게 의견을 물었지만 "향후 전자공시로 확인하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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