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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주총 돋보기]'2세 이사회 입성' 에프에스티, 승계 시계 빨라지나장명식 회장 장남 장경빈 상무, 사내이사 선임 예정…투자총괄 보폭 넓힐 듯

조영갑 기자공개 2022-03-10 08:10:54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7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EUV(극자외선) 펠리클 및 공정장비를 제조하는 에프에스티의 '승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장명식 에프에스티그룹 회장의 장남 장경빈 상무가 이사회에 처음 입성하면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는 탓이다. 그동안 두 아들을 대상으로 경영 능력을 저울질하던 장 회장이 사실상 장남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그룹 내 장 상무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프에스티는 오는 29일 경기도 화성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익잉여금 처분 포함) △정관일부 변경의 건(감사선임 관련 조문 정비) △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의 안건을 부의한다. 2020년 주당 100원의 현금배당, 시가배당율 0.38% 수준으로 허리띠를 동여맸던 에프에스티는 지난해 매출액 2136억원(감사 전)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당 130원, 시가배당율 0.5%로 배당액을 늘린다.

업계의 이목은 사내이사 선임안으로 쏠리고 있다. 에프에스티는 이번 주총 의결을 거쳐 장 회장의 장남 장경빈 상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1982년생인 장 상무는 미국 워싱턴대학교세인트루이스(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칭화대-인시아드 경영학석사과정(Tsinghua-INSEAD Executive MBA)에서 수학했다. 졸업 후 에프에스티의 자회사 이솔에서 경영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거시경제와 실물경제에 두루 밝다는 평가다.

현재 에프에스티의 이사회는 장 회장(의장)을 비롯해 유장동 대표(사내이사), 이준호(사외이사) 등 3인으로 구성됐다. 이중 2019년 3월 선임된 유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22일까지다. 그런데도 에프에스티는 유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부의하지 않았다. 이 공석을 장 상무가 채울 것으로 보인다.

장 상무가 부친과 함께 이사회의 한 축을 맡게 되면 에프에스티그룹의 경영승계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987년 에프에스티의 전신 화인반도체기술을 설립한 장 회장은 올해 70세에 접어들었다. 35년간 회사 경영에 몰두한 만큼 이제는 후계를 위한 '경영수업'을 본격화할 시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장 상무가 이사회 진입을 앞두면서 향후 에프에스티 대표이사직 역시 장 상무에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장 회장은 슬하에 장남 장 상무와 차남 장경록 시엠테크놀로지 대표,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 대표는 1985년생으로, 모친 김혜실 씨와 함께 장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인 시엠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장 상무가 자회사 이솔 부사장으로 경영능력을 일정 부분 입증하면서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이솔은 반도체 EUV 펠리클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유망 벤처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경영을 총괄했던 장 회장은 2020년 각자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용퇴함으로써 경영승계를 준비했다"면서 "장남(장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을 기점으로 최고 경영자 수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 재편에 나선 에프에스티는 장 상무 주도의 신사업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장 상무의 사내 직함 역시 '신사업총괄'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김승연 한화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식 롤모델을 차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화그룹이 장남 김 사장을 필두로 신사업에 광폭투자를 진행하는 것처럼 장 상무 역시 신사업 투자를 통해 그룹사 내 입지를 다지는 그림이라는 설명이다.

에프에스티는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2017년부터 애플(APPLE), 구글 자회사 알파벳(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VISA 등에 활발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장 상무는 단순투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타법인 투자를 그룹사 시너지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선회하는 중책을 부여 받았다. 반도체 및 인접영역에서 활발한 M&A가 예상된다.

다만 승계 마침표인 지분승계까지 갈 길은 험난하다. 에프에스티 내 장 상무의 지분이 전혀 없는데다 부친의 지배력 역시 압도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장 회장의 개인지분은 15.75%이다. 가족회사 시엠테크의 지분(8.45%)을 포함해도 24.3%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장 상무가 시엠테크의 지분 20%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지배력을 확대할 여지는 남아있다. 에프에스티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점쳐지는 배경이다.

장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배경과 향후 역할에 대해 묻는 질문에 에프에스티 관계자는 "(주총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밝힐 수 없다"면서 "주총 이후 공시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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