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카카오로 무게추 이동…김성수 부회장 이사회 진입 카카오 내부 컨트롤타워인 CAC장…그룹과 연결고리 강화 전망
한희연 기자공개 2022-03-14 07:45:4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1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를 이사회에 투입한다. 기존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을 대체해 카카오뱅크 비상임이사를 맡게됐다.김주원 부회장의 기존 역할을 고려하면 김성수 대표 또한 카카오뱅크에서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두 인사의 출신이력을 감안했을 때 카카오뱅크의 무게추가 한국투자금융에서 카카오로 기울어졌음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29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이 의결되면 최종 선임된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김주원 부회장이 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김주원 부회장은 1985년 동원증권에서 시작해 계속 한국투자금융그룹에 몸 담아와 한투맨으로 분류됐다. 그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이었던 2016년 12월 이용우 전 대표와 윤호영 대표와 함께 카카오뱅크 사내이사로 최초로 선임됐다. 당시 카카오뱅크에서 한국투자금융 측을 대표하는 인사 중 하나였다.
그는 3년간 사내이사로 재직하며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4개월간 사내이사 직을 잠시 내려놨으나 2020년 카카오로 이직하며 카카오뱅크 이사회에 재투입됐다. 카카오뱅크는 당시 기타비상무이사 직을 신설하며 김주원 부회장을 선임했다. 소속은 카카오지만 30년 넘게 한투에 몸 담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 내에서도 양측의 입장을 균형있게 대변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올해 카카오뱅크는 비상임이사 직을 김성수 대표에게 넘기기로 했다. 김성수 대표는 비상임이사로 선임되면서 김주원 부회장에 이어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대표는 제일기획 광고기획 영업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투니버스 방송본부 편성기획부장,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OCN) 대표, CJ E&M 대표 등을 거쳐 2019년 카카오M 대표이사로 카카오그룹에 합류했다. 그는 콘텐츠업계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카카오M 대표로 영입된지 3년만에 카카오그룹 전면에 나서게 된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oporate Alignment Center, CAC)장을 맡으면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CAC장을 김성수 대표에게 맡기며 "카카오가 규모도 커지고 공동체도 늘어나면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공동체 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여러 회사들을 상장시켰고 큰 기업의 경험이 있으면서 카카오의 문화를 좋아해 합류한 스테판(김성수 대표)이 CAC센터장을 맡아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CAC는 카카오 공동체의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며 임직원들의 윤리의식 강화와 리스크방지 등을 목표로 신설됐다.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다. 카카오는 CAC가 각 계열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일관된 메세지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CAC장의 위상을 고려하면 김성수 대표의 카카오뱅크 이사회 진입은 그만큼 의미부여를 할 만한 이슈로 여겨진다.
기존 카카오뱅크 이사회멤버 9인중 사외이사를 제외한 3인은 카카오와 한투의 균형을 어느정도 맞추고 있었다. 카카오를 대변하는 윤호영 대표와 한투를 대변하는 김광옥 부대표의 사이에서 한투출신으로 카카오에 몸담고 있는 김주원 부회장이 균형을 맞추는 구도였다. 하지만 카카오그룹의 내부 컨트롤타워장인 김성수 대표가 김주원 부회장과 바톤터치를 하게 되면서 무게추는 카카오 쪽으로 기울게 됐다는 평가다.
카카오그룹은 올해 CAC를 설립하는 등 커진 그룹 몸집에 걸맞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벤처 스타트업 마인드가 강했던 카카오에서 그룹 컨트롤타워 자리에 대기업 출신인 김성수 대표를 앉힌 것도 이런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해석됐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커진 규모에 맞게 '대기업 DNA'를 가진 인물이 역할을 해줄 시점이 왔다고 진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계열사들의 상장이 이어지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니 이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이 필요하다는 자각이 생긴 셈이다.
이는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상장 이후 올해 시즌 2을 맞이하게 됐다고 얘기한다. 특히 IPO를 기점으로 성인이 됐다는 마음가짐으로 부과되는 책임과 역할을 더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문제와 이슈에 대한 금융서비스적 해결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으로 다짐하고 있다.
윤호영 대표는 올초 기자간담회에서 "손끝에서 느껴지는 편리함이 카카오뱅크의 시즌 1이었다면, 카카오뱅크의 시즌2는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문제 해결에 먼저 나서는 카카오뱅크"라며 "‘금융서비스를 통한 사회적 문제 해결’은 카카오뱅크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융을 통한 사회적 문제해결은 곧 더 많은 고객들이 더 안심하고,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은 고객과 파트너사, 카카오뱅크가 함께 성장하고 혜택을 나누는 금융플랫폼일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에서 대기업집단으로 가는 길목에서 성장통을 겪은 카카오그룹은 올해 김성수 대표를 CAC장으로 앉히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CAC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참여하면서 계열사 경영과 관련한 메시지가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되게 됐다. 주요계열사로서 그룹과의 연결고리가 이전보다 더욱 강화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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