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온 효과' 프랙시스, 비즈니스온 제대로 키웠다 [PE포트폴리오 엿보기]유관분야 스타트업 집중 공략…인수 2년만 영업익 64% 증가
서하나 기자공개 2022-04-27 08:07:03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5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이하 프랙시스)이 투자한 비즈니스온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유관 스타트업 중심의 볼트온(bolt-on)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프랙시스는 전자 세금계산서 플랫폼 운영사였던 비즈니스온을 인수, 약 2년 만에 빅데이터·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전문 기업으로 변모시켰다.최근 공시된 비즈니스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35억원으로 전년 184억원에서 약 8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감가상각 전 이익(EBITDA) 역시 55억원에서 90억원, 66억원에서 108억원으로 각각 64%, 65%씩 증가했다.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프랙시스의 집중적인 볼트온 전략이 단기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단 평가다. 비즈니스온은 2019년 9월 프랙시스 품에 안긴 뒤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최근 2년간 총 4곳을 인수하는데 약 711억원을 투자했다. 비즈니스온의 인수가(약 415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비즈니스온은 2007년 12월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전자세금계산서 전문 기업으로 설립됐다. 2013년 10월 코스닥 상장사 옴니시스템에 계열 편입됐다가 2019년 9월 프랙시스에 약 415억원에 팔렸다. 옴니시스템은 비즈니스온 지분 약 197만340주(26.96%)를 51억원에 인수했는데 6년 만에 8배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
반대로 말하면 프랙시스가 그만큼 과감한 배팅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프랙시스는 비즈니스온의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발빠르게 움직였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스타트업을 주요 볼트온 타깃으로 삼았다.
첫번째 M&A는 인수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2020년 7월 전자서명 전문 기업인 글로싸인(구 글로핸즈)을 약 60억원에 인수했다. 그 해엔 11월 빅데이터 시각화 솔루션 1위 업체인 플랜잇 지분 100%를 약 270억원에, 이듬해 2월엔 세무신고 솔루션 기업 넛지파트너스 지분 80%를 약 100억원에 순차적으로 사들였다.
가장 먼저 인수한 글로싸인은 기존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에 간단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디지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전자서명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랙시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비즈니스온의 스마트 마킷인텔리전스(MI) 서비스와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 미국에선 전체 계약 중 디지털 계약 체결 비중이 10%, 시장 규모만 2조원에 이르지만, 국내의 경우 디지털 계약 비중이 1~2%에 불과해 성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로 글로싸인은 국내 디지털 계약 도입 추세를 타고 카카오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IT 기업들의 선택을 받으며 빠르게 고객사를 늘리기 시작했다.
플랜잇은 데이터의 설계, 수집, 가공, 분석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즈니스온의 MI 서비스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플랜잇은 한층 고도화된 분석과 시각화 서비스를 제공해 상호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플랫잇을 인수한 뒤 비즈니스온의 데이터 사업 비중과 규모는 빠르게 늘었다. 2019년 약 40억원이던 데이터 사업 매출은 2021년 약 140억원으로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4%에서 41.7%까지 확대됐다. 플랜잇은 글로벌 시각화 솔루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넛지파트너스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자 증빙이나 전표 생성을 통해 경비 처리나 세무 업무 자동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즈니스온의 전자세금계산서 업무와 연동해 통합 재무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프랙시스는 올해 2월엔 인사관리 관련 플랫폼 기업인 시프티 지분 약 66.72%를 280억원에 인수했다. 기존 SaaS 솔루션을 인사관리 영역까지 확대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시프티의 경쟁사인 폴렉스, 뉴플로우 등의 기업가치가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등에 이르며 시장이 커지고 있어 향후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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