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성과평가]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2조클럽 입성으로 5대지주 반열 '우뚝'RORWA에 녹아든 '안정적' 수익추구 방점…취임 2년차, 비전의 실질적 실천 강조
한희연 기자공개 2022-05-25 08:36:1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4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초대 회장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내부 출신으로 선출된 CEO다. 손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경영성과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에 부응하듯 수익성과 건전성의 두마리 토끼를 야무지게 챙기며 실력을 입증했다.지난해 농협금융지주는 처음으로 순이익 2조클럽에 입성하며 5대 금융지주로서의 반열에 당당히 올랐다. 최근 전 금융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금융은 그가 은행에 재직했을 때부터 전문성을 가졌던 분야다. 취임 2년차를 맞는 손 회장은 올해 핵심 테마를 ESG·디지털·WM·글로벌·리스크관리로 잡았다. 이를 통해 안정적 외형성장과 더불어 질적성장을 도모해 나갈 예정이다.
◇ 순익 2조 클럽 첫 입성…위험 감안한 자산성장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
농협금융은 최고경영자(CEO)의 성과를 평가할 때 재무지표와 비재무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재무지표의 경우 △목표이익 달성도 △자기자본 이익률(ROE)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자본적정성비율 △자산건전성 △생산성 등을 살펴본다. 비재무지표의 경우 농협금융의 특수성을 반영, △농가소득 증대 △농축협 균형발전 △범농협 시너지활성화 추진 등을 주요 성과측정 지표로 활용한다.
손 회장의 취임 첫해 성과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목표이익 달성도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2조29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처음으로 순이익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는 전년(1조7359억원)대비 32% 상승한 수준이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성장한 데 따른 결과다.
안정적인 자산 성장에 따라 이자이익도 늘었으나 비이자이익 상승폭은 더욱 눈에 띄었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8조5112억원으로 전년대비 6.57%, 비이자이익은 1조7314억원으로 17.79%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증권시장 호황이 지속되며 증권 수수료 수익이 확대되며 NH투자증권이 높은 수익을 기록했던 영향이 컸다.
경영성과 평가에 활용되는 ROE는 9.89%를 나타냈다. 2020년말 7.87%에 비해 2.02%포인트 상승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의 경우 0.56% 수준을 나타냈다. 전년도(0.44%)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농협금융은 성과평가를 진행할 때 위험자산수준을 감안한 RORWA를 지표로 사용한다. 수익성 평가에 ROA나 ROE 외에 RORWA를 함께 활용한다는 것은 수익성 뿐 아니라 리스크관리에도 큰 방점을 두고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농협금융은 2017년부터 이 지표를 성과평가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마진이 낮거나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축소하고 경상적인 수익을 늘리기 위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성과를 보다 정밀하기 측정하기 위함이었다. RORWA는 기존 ROA에서 리스크비용을 반영해 산출한 지표다. 자산규모 뿐 아니라 리스크 수준도 지표에 녹이면서 '실질적' 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다.
RORWA는 외부로 따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위험가중자산 증가분에서 리스크관리 추이를 추정할 수 있다. 농협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해 말 159조원을 기록했다. 2020년말 150조원 수준에서 9조원 정도 늘었다.
단순수치로는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으나 총 여신 증가율에 비해 위험가중자산 증가폭이 훨씬 미미한 점은 눈에 띈다. 농협금융의 2021년말 총 여신은 304조원 수준으로 전년말에 비해 8.37% 증가했다. 이에 반해 위험가중자산 증가폭은 5.74%수준에 그쳤다. 자산성장에 따라 위험가중자산도 일부 증가할 수 있으나 늘어난 자산의 질을 상당부분 관리하려 노력했던 셈이다.
◇ 개선된 건전성 지표 눈길…올해 화끈한 유증통해 자회사 든든한 뒷받침
자산의 질을 착실히 관리해 왔다는 점은 또 다른 성과지표인 자산건전성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농협금융의 연결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지난해 말 0.36%를 나타냈다. 2020년 0.48%에서 0.12%포인트나 낮아졌다.
농협금융의 NPL비율은 2018년 0.91%, 2019년 0.63% 등 지속적으로 하락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6년 농협은행 빅배스 후 중장기적으로 전반적인 그룹의 부실여신 관리에 만전을 기한 덕이다.
그룹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지난해 188.23%를 나타내 전년대비 48.22%포인트나 높아졌다. 건전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그룹 전체와 주요 자회사인 은행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의 적립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 또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올해 추가 노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총자본비율은 15.43%으로 전년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보통주자본비율은 12.49%로 전년보다 0.06%포인트 하락했고 기본자본비율은 13.98%를 나타내 0.29%포인트 올랐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약 1조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100% 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사들이는 구조로 농협금융의 유증은 신경분리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었다. 그동안은 대부분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중앙회로부터 처음으로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은 셈이다.
농협금융은 올초 이 자금을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자본확충에 활용했다. 농협금융은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특히 단순자본비율의 경우 타행대비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주회사로서 핵심자회사의 적극적 영업추진 기반을 확실하게 뒷받침하는 화끈한 결정을 내린 셈이다.
한편 효율 경영에 힘쓰며 생산성 지표 또한 상당부분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이익경비율(CIR)은 51.39%를 나타냈다. 1년전인 54.51%에 비해 3%포인트 이상 줄었다.
손병환 회장은 취임 2년차를 맞는 올해 ESG·디지털·WM·글로벌·리스크관리를 핵심 테마로 잡았다. 이들 핵심 테마들은 이미 지난해 장기적 비전을 공유하고 방향성을 제시한 것들이다. 2년차인만큼 올해는 보다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내기를 주문하고 있다.
ESG와 관련해서는 탄소배출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등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려는 분위기다. 손 회장의 전문분야인 디지털금융 역시 고객 중심 종합금융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DT) 전환 내재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강조하고 있다. WM부문의 경우 퇴직연금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NH WM마스터즈' 등 WM사업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쪽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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