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는 달라졌나]역할 못한 이사회, 구성원 80% 교체④서면회의 줄이고 대면회의 개최 횟수 증가, 의견 제시 방식도 개선
성상우 기자공개 2022-06-22 07:22:00
[편집자주]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던 LH사태로 정부가 개혁안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LH의 혁신 노력과 결과물에는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바뀐 것도 있지만 못 바꾼 게 더 많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제부터라도 쇄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벨은 LH가 1년여 전 약속했던 쇄신안의 결과를 중간 점검해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7일 10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H 임직원 대규모 투기 사태가 터지자 업계 관심은 이사회에 몰렸다. 이사회의 최고의사결정기구가 그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임직원 상당수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비윤리적 행위가 오랜기간 광범위하게 이뤄졌지만 이사회는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이사회의 대대적인 교체 필요성이 나온 배경이다.외형적으로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사태 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1년여동안 이사회의 변화상을 돌이켜보면 외형적으로는 동일하다. 각 구성원들은 교체됐지만 전체 인원 규모나 선임 구조 및 과정, 의사결정 프로세스 등은 그대로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쇄신을 이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임직원들의 토지 취득과 관련한 내부 규율을 더 강화하면서 이중 통제 장치를 구축했다. 혁신위원회와 ESG추진단 등을 설치하면서 이사회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다룰 수 있는 조직 개편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
◇이사회 15명 중 12명 교체…전문성 보완
LH 사태는 이사회의 책임 비중이 크다. 사태 직후 전체 이사회 구성원 15명 중 3명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됐다는 점은 LH가 이 책임론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LH 이사회는 2009년 통합 이후 한차례만 제외하고 줄곧 15인의 이사회 체제를 유지해 왔다. 상임이사와 비상임이사 구성비 역시 7명대 8명으로 외부 인사인 비상임이사진이 1명 더 많은 구조도 계속 유지 중이다.
사태 직전인 2020년 12월 공시된 임원 현황 명단 중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사는 상임이사인 이정관 부사장과 비상임이사인 윤재은, 백동훈 이사까지단 3명이다. 기관장을 비롯해 나머지 이사진은 모두 교체됐다. 그 사이 임기가 만료돼 퇴직한 이사들도 있지만 임기를 미처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이사들도 상당수다.

내부 출신 상임이사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이정관 부사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9일까지다. 해외사업처장과 글로벌사업처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투기 사태 이전인 2020년 7월에 비사임이사로 선임된 윤재은 국민대 교수는 최근 선임비상임이사가 됐다. 사태 이전인 2020년 11월에 선임된 백동훈 신우회계법인 이사 역시 현재까지 직을 유지 중이다.
다만 이들 모두의 임기는 올해 7월부터 11월 사이에 만료된다. 별도 연임이 없을 경우 올해 중 투기 사태 당시에 이사진에 있었던 멤버 모두가 교체되는 셈이다.
교체된 이사진의 면면을 보면 전문성 및 업무 연관성 측면에서 임원추천위운회가 더 주의를 기울인 모습이다. 사태 직전인 2020년말 기준으로 보면 비상임이사진 중 국내 주거복지 및 토지개발사업 분야에 전문성이 있을 것으로 보기 힘든 인물이 일부 있었다. 이들은 현재 이사 명단에서 이름이 없어졌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 된 지난 3월말 기준 임원 현황 명단을 보면 비전문가로 보이는 인사는 없다. 관련학과 대학교수를 비롯해 회계사, 감정평가사, 변호사, 경제 전문가 및 유관 기관 임원 출신 인사들로 고르게 채워졌다.
◇이사회 횟수 늘고 출석률·의견 게재 방식도 변화
그동안 개최된 이사회의 양과 질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 개선된 모습이다. 투기 사태 직전인 2020년도에 LH의 이사회 개최 횟수는 총 10회였다. 총 17회를 열고 43개 안건을 처리했던 전년도 대비 크게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 시국을 감안하더라도 자산 총계 200조 규모의 국내 최대 공기업 LH의 이사회 활동이라기엔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지난해엔 18회에 걸쳐 이사회를 열었다. 사태 발생 이전의 이사회 개최 횟수를 곧바로 회복한 모양새다. 올해 역시 지난 4월까지 5차 이사회를 열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예년 수준인 15~20회 가량의 이사회 개최가 예상된다.
서면 개최 횟수도 많이 줄었다. 올해 열린 이사회 중에선 1월에 서면으로 진행된 1차 이사회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서울지역본부와 경기지역본부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렸다. 2020년 열린 총 10회 이사회 중 5회가 서면으로 진행된 2020년의 이사회와 비교하면 서면 개최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

출석률도 높아졌다. 2020년엔 3~4명의 이사가 불참한 이사회도 있었지만 올해 열린 이사회를 보면 각각 1월과 4월에 열린 2차, 4차 이사회에 불참한 권정순 비상임이사를 제외하면 불참 인원은 없다.
이사진의 의견 제시도 많아졌다. 각 안건에 대해 부가 의견을 달거나 추진 경과 보고를 요청하는 취지의 발언요지가 이사회 의사록에서 크게 늘었다. 상당수 안건에 대해 발언 요지로 '이견없음'을 달았던 2020년에 비해 개선된 모습이다. 투기 사태 당시 '거수기' 역할에 그친 것 아니냐는 비상임이사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 의식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성상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신성이엔지,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협약
- [i-point]이엠앤아이 "슈뢰딩거 AI 플랫폼 판매 확대 기대"
- [지배구조 분석]원일티엔아이 지분 절반씩 가져간 두 아들, 이정빈 대표 ‘캐스팅 보트’
- [i-point]아이씨티케이, PQC 보안 솔루션 3종 출시
- [Company Watch]‘동물실험 폐지 수혜’ 바이오솔루션, 국내 유일 ‘국제 인증’
- [Company Watch]회생 딛고 올라선 원일티엔아이, 10년간 알짜 이익
- [Red & Blue]'삼성전자 파트너' 미래반도체, 관세 유예 소식에 '활짝'
- [i-point]해성옵틱스, 삼성전기 ‘2025 상생협력데이’ 품질혁신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