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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업종과 만난 건설사들]현대서산농장, 현대건설의 미래 먹거리 전초지'50년 역사' 정주영 명예회장 기념사업…미래바이오·남북협력 중추

신준혁 기자공개 2022-07-20 07:45:33

[편집자주]

벤처투자, 2차전지, 스마트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분을 투자하거나 자회사로 확보해둔 사업 포트폴리오다. 건설사들이 이전에는 연결고리를 찾아보기 힘들던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신영역으로 진출해 미래 생존능력을 키우기 위한 시도다. 더벨이 이색업종으로 볼 수 있는 건설사 자회사들의 특징과 사업전략을 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8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충청남도 서산시는 현대건설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지역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서산간척지 사업을 통해 국토의 1% 수준인 약 1만6000ha의 농지를 조성했다. 당시 폐유조선을 활용해 유속을 감소시킨 '정주영 공법'을 구사해 역사에 이름을 남기도 했다.

농업회사법인 현대서산농장은 정 회장이 서산간척지에서 이룬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서산간척지에서 쌀을 재배하고 남북협력을 위한 통일소를 기르는 사업 뿐만 아니라 아산기념관을 통한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이 최근 서산간척지를 미래 바이오사업의 전초지로 삼으면서 관련 사업의 주체로 볼 수 있는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서산농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현대서산농장이 친환경 농법과 종자 연구분야 등에서 성과를 내야만 현대건설이 구상하는 미래 청사진이 현실화될 수 있다.

◇'현대가 정신적 자산'…서산간척지서 '기업적 영농' 완성

현대서산농장은 현대건설이 85% 지분을 보유한 기업적 농업경영 및 축산업체다. 기업집단으로 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속한다.

현대서산농장은 2005년 설립됐지만 1979년 서산 A·B지구 매립면허를 취득한 성과부터 기업의 역사로 보고 있다. 2000년 이전에는 현대건설의 영농사업소로 존재했다.

현대건설은 1982년 서산B지구 공사를 마치고 2년 후 1984년 서산A지구 방조제 최종 물막이 사업을 준공했다. 1985년 서산AB지구 내부 개답이 착공돼 1986년 시험 영농을 시작됐고 1995년 서산A·B지구 간척사업이 완료됐다.

현대건설은 2000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으면서 엔지니어링사업부를 현대엔지니어링으로 분리했고 철구사업부와 영농사업소를 각각 현대철구(현 현대스틸산업)와 현대서산농장으로 나눴다.

현대건설이 본업과 거리가 먼 현대서산농장을 설립한 배경엔 농업 발전에 대한 정 회장의 의지가 있었다. 평소 정 회장은 국토의 중요성과 식량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경제 교류를 염두한 측면도 있었다. 정 회장은 1998년 서산간척지에서 기른 1001마리의 통일소를 북측에 보냈고 관계 개선에 물꼬를 텄다.

현대서산농장 대표이사는 전통적으로 현대건설 계열사 상무급 인사가 맡았다. 이동원 현대도시개발 상무보와 이동호, 정희찬 현대건설 상무가 자리를 거쳐갔다. 한두호 현 대표이사는 현대서산농장 부장과 사업관리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2019년부터 4년째 기업을 이끌고 있다.


◇마이너스 순차입금, 독립경영 기조…미래 바이오단지 탈바꿈

현대서산농장은 영농과 축산, 시설운영, 교육지원, 농축산물 기타 유통업 등의 업무를 한다. 고품질 쌀 생산과 벼 대체작물 재배, 무항생제 화식한우 사육 등 농축산물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현대서산농장은 임차하거나 직접 보유한 20만평에서 연간 400톤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 간척지내 300만평을 보유한 현대건설은 농지를 임대해 6000톤의 수확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소비용(정육·판매가축)과 생산용(착유가축)을 더한 생물자산은 한우 2970두다. 한우 매출은 87억원으로 전체 27%를 차지했다.

실적은 최근 상승세를 나타냈다. 매출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400억원 안팎에 머물다 2016년 303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4년간 200억원 중반대 매출을 유지했고 지난해 324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최근 5%대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은 지난해말 기준 33억원으로 전체 10%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은 32억원이다. 이밖에 현대도시개발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스틸산업 등 자매기업과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차증권, 이노션 등 기타기업과의 거래에서 각각 1억2000만원과 4612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차입금 규모는 크지 않다. 현대차그룹이나 현대건설로부터 차입을 늘리기 보다 자체사업으로 사업 동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히려 마이너스 차입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순차입금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마이너스(-)15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총차입금은 2019년 9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과 지난해 9억원과 19억으로 소폭 늘었다.

50년 역사를 지닌 현대서산농장은 단순 기념비적인 의미를 넘어 미래 바이오사업의 전초지로 여겨진다. 현대서산농장 사업의 주무대인 서산간척지를 전략적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현대건설은 2625만6830㎡(약 190만평)에 달하는 부지에 '서산 바이오웰빙연구 특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모빌리티 등 디지털 기반 농업바이오단지와 미래차 개발을 위한 첨단 연구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현대서산농장은 특구 조성사업에서 영농과 바이오, 곤충사육, 소재연구 등 신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서산농장 관계자는 "과거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당시 서산간척지 일부를 매각하면서 직접 생산하는 면적이 감소했다"며 "바이오웰빙 특구사업을 포함해 친환경 프로젝트에 참여해 특허 출원 등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산 바이오·연구 특구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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