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승소…우리금융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 포트폴리오·DT·ESG 등 전방위 경영보폭 확대 기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2-07-26 15:26:28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2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2심 재판에서도 승소했다. 법원은 금융감독원의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이번 재판 결과 손 회장은 사법 이슈를 말끔하게 해소했다. 더불어 손 회장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짜여진 우리금융그룹 지배구조도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디지털 전환, ESG경영 체계 강화 등 그동안 속도를 못 냈던 외형 및 내실 성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고법 행정8-1부(부장판사 이완희·신종오·신용호)는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문책경고 등 처분에 대해 취소를 청구한 손 회장에게 22일 원심과 같이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금감원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 경영진이 DLF 사태에 대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규정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2020년 1월 손 회장을 문책경고 처분한 바 있다. DLF 불완전 판매와 경영진 내부통제 미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에는 3개월 ‘업무 일부 정지’를, 손 회장에게는 ‘문책경고’를 내렸다. 경영진이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과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은 금감원장을 상대로 중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 회장 측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시행령을 금융사고에 따른 CEO 제재 근거로 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내부통제 체계를 충분히 갖췄을 뿐더러 손 회장이 DLF 상품 판매 관련 의사결정에 개입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며 징계 부당성을 호소해왔다.
지난해 8월 27일 열린 1심에서 법원은 손 회장 손을 들어줬다. 금감원이 손 회장 등을 징계하면서 제시한 사유 5가지 중 4가지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징계를 내린 금감원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했다. 이에 금감원이 항소해 2심이 열리게 됐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금번 행정소송은 제재심 결과에 대한 법리적 확인 및 확정 절차로 1심 법원 판결에 이어 2심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우리은행은 본 소송과 관련된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그동안 고객 피해보상과 함께 투자상품 내부통제 강화 및 판매절차 개선 등 금융소비자보호에 적극적으로 임해 왔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지난해 1심에 이어 이번 2심 판결에서도 손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손 회장은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우리금융 지배구조는 한층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손 회장은 DLF 사태로 금감원 제재심과 행정소송 등 재판을 받으며 경영현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며 그룹을 이끌던 2019년 하반기부터 DLF 이슈에 시달려왔다.
은행장을 분리하고 오롯이 회장 직무만을 수행하던 2020년에는 DLF 관련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이하 제재심)으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약 1년여에 걸친 제재심 결과 중징계가 결정되면서 손 회장과 금감원은 행정소송에 따른 재판에서 다시 맞서게 됐다.
다만 이 기간에도 손 회장은 리더십을 발휘하며 우리금융의 재도약을 위한 경영에 매진했다.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고, 은행장을 세워 금융지주사 기틀을 확실히 다졌다.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인 만큼 은행이 중심을 잡고 그룹사 전체를 끌고 가는 구도를 만들어 우리금융의 도약의 밑거름을 다졌다.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비전도 착실히 수행했다. 우리금융은 2019년 금융지주사를 출범시켰지만 우리은행 외 이렇다할 비은행 자회사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손 회장은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다.
지배구조 차원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손 회장은 지난해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을 새로운 주주로 영입하며 완전 민영화를 이뤘다. 민영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우리금융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저평가 받던 우리금융을 단숨에 주요 금융주로 탈바꿈시켰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손 회장이 완전히 사법 리스크를 벗어던진 만큼 향후 경영 보폭은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권사와 보험사, VC, NPL사 등 우리금융 포트폴리오 빈 퍼즐 맞추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 디지털금융 전환과 ESG경영 전략 확대, 글로벌 시장 확장 등 산적해 있던 과제를 풀어낼 원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이러한 전략과제들은 우리금융 미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핵심적인 요소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이제는 복합위기 상황 등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이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 등 국가 경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정책협조로 금융산업의 신뢰회복과 고객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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