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KAI, 수출과제 짊어진 강구영 사장 사장 선임 때마다 불거진 낙하산 논란...공군 출신 신임 대표 역할 기대
김동현 기자공개 2022-09-20 07:31:16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새로운 사장이 선임될 때마다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로 있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시기면 그 논란이 특히 거셌다.강구영 신임사장도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지지모임에 참여한 이력으로 내정이 알려진 뒤부터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KAI를 거친 8명의 사장 중 유일한 공군 출신인 강 사장의 역할은 역시 수출 활로를 찾는 것이다.
◇8명 CEO 중 내부 출신은 1명뿐
강 신임사장을 포함해 지금까지 KAI를 거쳤던 8명의 최고경영자(CEO) 중 내부 출신 사장은 5대 사장인 하성용 사장이 유일하다. 하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사장은 건설교통부, 육·공군, 산업통상자원부(현 명칭), 감사원 등 정부 출신 인사들이었다.
정부 인사들이 KAI 수장으로 채워지는 데는 국책은행이 최대주주로 있는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KAI는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정부 주도로 삼성·대우·현대의 항공 관련 방산 사업이 합친 곳이다. 출범 당시 각사가 33.3%의 동일한 지분율을 가졌지만 2002년 한국산업은행이 지분 5.42%를 확보하며 지분 구조에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 출범 당시 참여했던 3사는 지분을 점차 줄여 나갔고, 한국산업은행은 지분율을 높여 2006년 최대주주 자리에 앉게 된다. 이후 3사의 지분은 완전히 빠졌고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주체만 바꼈을 뿐 정부 기관이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했다. 현재 1대 주주는 지분 26.4%를 가진 한국수출입은행이며 2대 주주는 지분율 10.3%의 국민연금공단이다.
문제는 새로운 사장 선임 때마다 관료 출신 인물이 낙점되다보니 낙하산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임인택 1대 사장(교통부 장관)을 시작으로 2대 길형보(육군참모총장), 3대 정해주(통상산업부 장관), 4대 김홍경(산업자원부 차관보), 6대 김조원(감사원), 7대 안현호(지식경제부 차관) 사장까지 관료 출신이다. 5대 사장인 하성용 사장만 KAI 부사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었다.
관료 출신 사장들은 이러한 논란을 타개하려는 듯 당면한 과제에 맞춰 인사·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 사장 이후를 살펴보면 2017년 11월 업무를 시작한 김조원 사장은 취임 2주도 안된 시점에 고위임원 7명을 해임했다. 당시 KAI 방산비리 수사가 진행되던 상황으로 회사를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다음달에는 기존 6본부 체제하의 C.E(Chief Engineer) 조직 3개를 4개로 늘렸다.
이후 2019년 9월 부임한 안현호 사장은 완제기 수출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수출활성화 태스크포스(TF), 미래 성장동력 전담 TF 등을 구성했다. 전임 김조원 사장이 투명경영에 방점을 찍은 사이 부진에 빠진 수출 사업에 고삐를 죈 결정이었다.
◇조직개편 속도 낸 강구영 신임사장, 수출 과제
첫 공군 출신 사장으로 지난 6일 임기를 시작한 강구영 사장 역시 조직개편에 속도를 냈다. 2부문 3그룹 9실 32팀으로 운영되던 경영지원 조직을 1부문 8실 30팀으로 축소했다. 경영전략부문과 윤리경영지원부문으로 운영되던 2개 부문 중 경영전략부문을 남겼고, 부문 아래에 있던 전략·운영·재무 등 3개 그룹은 아래 실과 통폐합했다.
다만 고정익·회전익·기체·미래 등 4대 부문으로 구성된 사업조직은 그대로 뒀다. 사업조직을 그대로 둔 것은 강 사장이 당면한 과제인 수출 확대의 업무 연장선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투기·민간기(고정익), 헬기(회전익) 등 부문별 기체 특성이 달라 통합 시너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으로 임기 3년 동안 강 사장은 전임인 안현호 전 사장이 물꼬를 튼 해외 수주 사업을 물려받는 동시에 다른 수출 지역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 전 사장의 임기 만료 직전인 지난 7월 FA-50 경공격기 48대를 폴란드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산 완제기의 첫 유럽 진출로, 장기간 수주가 이뤄지는 방산업 특성상 유럽 시장에 국산 완제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입증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와 동시에 강 사장은 그동안 회사가 공들인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이집트 등으로의 완제기 수출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국내 1세대 시험비행 조종사 출신인 강 사장은 지난 6일 취임 일성으로 "시험비행 조종사 출신으로 항공기를 운용하는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 CEO가 앞장서 해외 마케팅을 이끌고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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