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달러 파장 - 디스플레이]'감가상각비 수준으로'···변화한 LGD 투자 공식③ 투자액 산정 기준을 에비타서 바꿔, 보수적 투자 기조 선회..."재무건전성 확보" 목적
양도웅 기자공개 2022-10-07 07:36:08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8:01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설비를 필요로 한다. B2B 산업이기 때문에 누가 더 저렴하게 패널을 공급하느냐가 관건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과거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쳤고, 현재 중국이 우리나라 자리를 위협하는 배경에는 생산능력 향상이 있다. 기술 혁신만으로 1위 자리를 지키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중국 BOE와 전 세계 1·2위를 다투는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 패널 업체의 적극적인 Fab(생산·공급시설) 투자로 LCD 부문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경쟁 심화는 설비투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뜻과 같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6년간 LG디스플레이는 연평균 5조2000억원에 가까운 설비투자를 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R&D)에 연평균 1조원 이상을 투입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투자 규모만 6조원이 넘는다. 다만 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7조9000억원을 정점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9년 7조원, 2020년 2조6000억원, 2021년 3조2000억원을 설비투자에 투입했다.
회사 측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연간 설비투자는 감가상각비 수준으로 집행 예정이며 전년 대비로는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라면 LG디스플레이 설비투자는 2년 연속 증가한다. 그럼에도 7조원이 넘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기존 대규모 LCD 생산시설을 줄이고 OLED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업체들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문제는 OLED가 LCD보다 비싸다는 점인데, 생산시설 확충으로 단가를 점진적으로 낮춰 시장을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과거 회사를 먹여 살린 LCD 부문은 하이엔드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제외하면 계속해서 줄여간다는 방침이다.
LCD 생산시설 축소, OLED 생산시설 확대로 요약되는 LG디스플레이의 설비투자 전략에 또 다른 변화가 있어 주목된다. 바로 설비투자 규모 책정 기준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간 설비투자 규모를 '에비타(EBITDA·상각전영업이익)이내'로 삼았던 회사는 올해 1분기까지 이러한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 이를 '감가상각비 수준'으로 바꿨다. 단 환율의 변동 때문이라기보다는 전보다 일관성 있게 보수적으로 설비투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히려 환율이 오른 올해 상반기 LG디스플레이는 고환율로 931억원의 현금이 들어왔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에비타와 감가상각비를 비교해보면 에비타는 4조4713억원, 감가상각비는 3조6239억원이다. 상대적으로 감가상각비가 더 작았을 뿐 아니라 변동폭도 크지 않았다. 에비타는 6조원을 넘긴 해도 있지만 감가상각비는 2~4조원대에서 움직였다. 설비투자를 포함한 예산 계획을 예측 가능하게 세우는 데 에비타보다는 감가상각비가 적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투자 계획에 대해선 올해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내용을 참고해달라"고 전했다. 김성현 CFO는 지난 8월 초 열린 2분기 실적 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에서 "투자 효율화를 강화하겠다"며 "사업구조 고도화와 미래 경쟁력 확보 위한 투자는 흔들림 없이 진행하되 올해 연간 설비투자는 감가상각비 수준을 조정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를 줄인 이후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하락세다. 2019년 말 184.9%로 2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2020년 말 175.4%, 2021년 말 158.5%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말 161.8%로 지난해 말보다 소폭 올랐지만 연간 설비투자 규모가 7조원이 넘었던 때와 비교하면 안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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