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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의 차세대 폴더블, 우군 '주성엔지니어링' 눈길 [첨단전략산업 리포트]반도체 ALD 공법, 디스플레이 도입 준비…애플 요청에 공동연구 진행

원충희 기자공개 2022-04-18 13:59:03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3대 국가대표 산업이다. 정부도 중요성을 인식해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를 키워야 하는 반도체, 중국의 추격을 받는 디스플레이, 개화하는 시장에서 주도권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배터리 업계, 모두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하면 세계 무대에서 밀릴 수 있다. 대기업을 필두로 첨단전략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소재·부품·장비업체들이 현재 어디에 서 있는지 진단하고,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4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자층 증착법(ALD)'은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특수물질로 균일하게 코팅하는 기술이다. 미세한 공정일수록 얇고 정교한 코팅이 필요한데 ALD는 이름 그대로 원자 두께의 미세한 막을 씌운다.

반도체에서 먼저 상용화된 ALD 공법은 아직 디스플레이 양산에 도입되지 않았다. 기존 화학기상증착법(CVD)과 비교해 더 비용이 들고 제조시간이 길어 생산성이 높지 않아 연구개발에 머물러 있는 단계다.

LG디스플레이가 그 첫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아이패드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계획을 세우면서 주요 부품사인 LG디스플레이도 ALD 공법 도입을 모색 중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오랜 파트너이자 ALD 장비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주성엔지니어링에도 눈길이 쏠린다.

◇ALD 공법, 플렉시블 OLED 내구성 강화…시간·비용 더 들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수분과 산소에 취약한 유기물을 보호하기 위해 박막봉지 공정을 거친다. 디스플레이 표면을 코팅해 수분·산소로부터 차단하는 방식이다.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돌돌 말리는 롤러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플렉시블 OLED의 경우 패널을 구부렸다 펴기를 반복해도 봉지막이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OLED와 다르다.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LG디스플레이 폴더블 OLED 탑재)

폴더블의 경우 두께가 얇아질수록 내구성이 좋아져 디스플레이의 수명이 길어진다. ALD는 기존 CVD 방식보다 더 얇은 무기막을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삼성·LG디스플레이가 도입을 모색했으나 제조공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탓에 CVD 방식에 밀렸다.

최근 다시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애플이 있다. 차세대 아이패드(태블릿PC)에 폴더블 OLED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마트폰이 통상 2년 주기로 교체된다면 태블릿PC는 4~5년 주기를 갖고 있다. 아이패드에 쓰일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5년 정도 버텨야 하는데 기존 CVD 방식으로 만든 OLED로는 어렵다.

애플의 주요 부품사인 LG디스플레이는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ALD 공법 도입을 진지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OLED 시장을 석권한 뒤 중소형으로 눈길을 돌리는 가운데 차세대 태블릿 폴더블 OLED는 놓칠 수 없는 주문이다.

◇주성, ALD 장비 경쟁력 확보…SK하이닉스 장비 독식

디스플레이에 ALD 공법을 도입하려면 고도의 증착장비 기술이 받쳐줘야 한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오랜 파트너인 주성엔지니어링과 공동 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주성엔지니어링은 ALD 기술을 토대로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비메모리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반도체 양산 장비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업체다.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좌), OLED 캡슐화 장비(CVD/ALD·우)

국내 주요 고객은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 중에서 삼성과 거래가 거의 없는 특징을 가진 기업이다. ALD와 CVD 장비 양쪽에서 손꼽히는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로도 유명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국가연구개발과제에서 OLED 봉지장비 기술 등의 주관기관을 맡을 정도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쟁사들은 일본의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TEL), 히타치 등이고 국내에선 원익IPS가 꼽힌다. 특히 작년에는 ALD 장비 덕분에 호실적을 거뒀다. 중국 매출(1957억원)이 대폭 늘었는데 대부분 ALD 장비에서 나온 수익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원익IPS를 제치고 SK하이닉스에 ALD 관련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한해 SK하이닉스에서 나온 매출만 1806억원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ALD 공법은 초기단계라 양산에 적용하기까지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며 "시장에서는 2024년 전후로 나올 8세대 및 8.5세대 신규라인부터 양산에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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