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풍향계]돈줄 가뭄 신호? 대형 건설사도 P-CBO '노크'대우건설, 첫 P-CBO 발행…롯데건설·SK에코플랜트도 동참
신준혁 기자공개 2022-10-21 07:29:5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16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건설사들이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저와 조달 방식에 칼을 빼들자 대형 건설사마저 잔뜩 움츠러든 모양새다.일부 건설사는 저신용 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조달 루트를 다각화하고 사업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목적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2년 시공능력평가 10위 건설사 중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P-CBO를 발행했다. 정부가 허용한 P-CBO 한도 내에서 운영자금을 보충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신용보증기금이 A등급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보증하는 한도액은 1000억원이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2회에 걸쳐 한도액을 모두 차입했고 SK에코플랜트는 600억원을 발행했다.
P-CBO는 BBB등급 이하의 기업이 신보의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한 후 발행하는 일종의 증권이다. 시중 조달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간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이 주로 P-CBO를 활용했지만 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의 여파로 대기업도 신보의 보증에 기대는 실정이다. 정부는 2020년부터 코로나 위기 대응 차원에서 대기업의 P-CBO 발행을 허용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8월 25일 3년 만기 P-CBO를 발행했다. 금리는 연이율 4.992%로 책정했다. 신용등급은 'A/안정적' 등급이다. 대우건설은 다음달 29일 200억원 규모의 P-CBO를 한차례 더 찍어냈다. 대우건설이 P-CBO로 자금을 조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건설은 같은날 신보의 지원을 받아 3년 만기 P-CBO를 300억원어치 발행했다. 금리는 연 4.502%다. 롯데건설은 P-CBO 300억원에 100억원 사모사채와 자체 자금을 더해 9월 초 만기가 돌아온 기업어음(CP) 800억원을 상환했다. 6월에는 700억원의 P-CBO를 발행해 1000억원의 한도를 모두 차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600억원 규모의 3년물 P-CBO를 발행했다. 연 이자율은 6.404%다. 주간사는 유진투자증권이다.
눈 여겨볼 점은 이들 건설사들이 사업 확대와 인수합병(M&A), 재무 관리를 위해 조달 루트를 다각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도시정비사업과 주택사업을 확대하면서 PF 우발채무을 떠안았다. 도시정비사업 입찰전에서 보증금을 납부하고 신용보강 규모를 늘린 탓에 우발채무가 덩달아 상승했다. 양 사는 P-CBO를 발행한 다음달 한남2구역 입찰보증금으로 800억원을 납부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공개(IPO)와 M&A를 매듭 짓기 위해 현금성자산을 확충한 것으로 보인다. 삼강엠앤티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전기·전자 폐기물 전문기업 테스(TES) 등 다수의 M&A를 추진한 결과 현금성자산은 지난해말 7520억원에서 2분기말 5792억원으로 23% 가량 줄었다.
이들 건설사들은 1000억원 한도를 대부분 차입한 만큼 하반기 사업 자금을 확보한 효과를 봤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2분기말 기준 1조4351억원과 5264억원의 별도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 SK에코플랜트의 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5792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P-CBO 발행에 대해 "시중 조달금리보다 낮은 조건에서 운영자금을 보충했다"이라며 "사업 진행에 따른 자금수지에 맞춰 발행과 상환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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