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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로 본 테크기업 전략]위메이드의 역발상, 불황에 투자 늘린다⑪작년 연봉 일괄 인상 불참, 올해 6개월 새 인력 2배 넘어…블록체인 리더십 공고화

이장준 기자공개 2022-10-26 13:12:07

[편집자주]

'인재 모시기'에 여념 없는 테크기업들이 인건비 이슈에 맞닥뜨렸다. 일부에서는 경쟁적으로 끌어올린 인건비가 부메랑이 돼 실적에 타격을 주자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대로 인건비 관리를 잘하거나 그 이상 성과를 내며 웃는 경우도 있다. 주요 테크기업의 인건비 추이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전략의 성패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4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인건비 일괄 인상 러시에 참여하지 않았다. 주변 움직임에 휩쓸리지 않고 신중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경쟁사들이 주춤한 올해 들어 인재 채용에 열을 올리면서 반년 만에 직원 수를 2배 넘게 늘렸다.

장현국 대표는 불황에 투자해야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역발상에 기반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당장은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섰지만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고 장기적인 호흡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다가오는 블록체인 시대를 선도할 리더십을 구축할지 주목된다.

◇잠잠했던 작년과 달라진 위메이드…장현국 대표 "인재 확보, 생태계 확장할 기회"

"앞선 '크립토 윈터(Cypto Winter)'와 글로벌 금융 상황은 위메이드가 지금의 경쟁력과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금의 경제 상황도 인재를 확보하고 생태계를 확장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 같이 말했다.

작년 초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다른 게임사들은 개발자를 확보하고 2020년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을 기리기 위해 직원들의 연봉을 경쟁적으로 인상하고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반면 위메이드는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여기 부화뇌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 들어 위메이드는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채용을 중단하거나 인원을 감축하는 업계 흐름과 반대다. 2018~2019년 58명이었던 위메이드 별도 기준 직원 수는 2020년 120명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175명이 됐다.

올 6월 말에는 370명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도 규모가 2배 넘게 늘었다. 자회사인 위메이드트리와 합병 절차가 완료된 데 따른 영향도 반영됐지만 전반적인 인력 규모가 눈에 띄게 불어났다.

게임 개발은 물론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팽창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처음 2명으로 시작해 10명 내외 인력이 위믹스(WEMIX) 코인을 담당했는데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연봉 인상 광풍에 휩쓸리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인력을 충원하면서 급여 규모도 비례해 늘었다. 2018년 28억원이었던 직원 급여총액은 지난해 89억원까지 늘었다. 올 들어서는 반년 만에 140억원으로 작년 한 해 수준을 뛰어넘었다. 직원 1인 평균 급여액 역시 지난해 5100만원이었는데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4500만원에 달했다.

임원의 경우 작년을 기점으로 전반적인 보수 수준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 미등기임원 1인 평균 급여액은 2억1100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9000만원 가까이 늘었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억5200만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한해 6억3300만원이었던 미등기임원 급여총액은 올 상반기 25억8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2020년 9억9200만원이었던 등기이사 1인 평균 급여액 역시 1년 새 42억5900만원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47억원1100만원까지 늘었다. 장 대표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투자 성과를 인정받아 상여금으로 81억원을 받은 게 주효했다.

◇단기 손익에 연연하지 않아…위믹스 생태계 확장 집중

위메이드의 매출 볼륨은 2019년 이래로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위메이드의 2019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1140억원에서 이듬해 126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미르4' 글로벌 버전 성과 등에 힘입어 영업수익이 3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배가량 늘어났다. 올 들어서는 기존 게임 흥행과 더불어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 출시로 상반기에만 2400억원 수준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다. 2018년과 2019년 연속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세전손실을 기록하면서 2020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위기도 맞았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면서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올 들어서는 다시금 적자로 전환했다. 신작 출시 관련 광고선전비와 더불어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위메이드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2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위메이드와 산하 개발사 등 자회사를 아우른 인건비는 2018년 547억원 수준이었다. 2020년까지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86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006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전체 영업비용의 37.5%를 차지했다.

장 대표는 당장 IR을 통해 중장기적인 호흡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투자가 성과가 되고 성과가 회계적인 숫자로 이어지는 데는 기본적인 타임랙(time-lag)이 있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회계 처리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기에 지금 단기적인 손익계산서로 성과를 판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신 얼마나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고 비전을 실현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위메이드는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과 1등 메인넷 구축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100개 게임 온보드 퀘스트를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고 지난 20일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3.0(WEMIX3.0)'을 론칭했다.

이틀 뒤에는 위믹스3.0 생태계의 거래용 화폐 '위믹스달러'를 발행했다. 이날 탈중앙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WEMIX.Fi)'도 오픈했고 연내 대체불가토큰(NFT)과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을 결합한 신경제 플랫폼 '나일(NILE, NFT Is Life Evolution)'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올 2분기 위믹스 월렛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129만명을 기록하며 1년 전 4만여 명과 비교해 2785% 성장했다. 위믹스 월렛 누적 가입자 수는 6월 말 기준 815만명으로 연초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또 2분기 중 7개 게임이 온보딩되며 총 14개 온보딩 게임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장 대표는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투자는 회계 타임랙을 버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인재에 대한 투자와 생태계 확장을 위한 외부 투자를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공격적으로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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