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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정영채의 새로운 도전 [thebell desk]

김일문 자산관리부장공개 2022-11-03 08:35:55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3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새로 론칭한 사업으로 분주하다. 기존 업무였던 펀드의 프라임브로커리지(PBS)에 수탁 기능을 더해 운용사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만든 것이 핵심이다. 2년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외부에서 인력도 확충하고 시스템을 꼼꼼히 갖춰 지난달 정식으로 론칭했다.

그 동안 펀드 수탁은 은행의 몫이었다. 하지만 라임 사태 이후 운용사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가 생기자 은행들은 수탁업무에서 하나둘 발을 빼기 시작했다. 수수료도 박한데, 자칫 펀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감독 소홀이라는 책임까지 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수탁 기능은 펀드 투자 메커니즘상으로는 꼭 필요한 분야다. 따라서 NH증권의 수탁 서비스는 은행의 빈자리를 채운다는 점에서 펀드 생태계의 중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킨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NH증권에서 이번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 정영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정 사장은 옵티머스펀드 사태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경험이 있다. '사모펀드-옵티머스-정영채'로 이어지는 이미지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관련 사업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정 사장은 반대로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 최근에 만난 그는 펀드 수탁사업 진출에 대한 생각을 이처럼 짧게 밝히기도 했다. 관리 감독 의무가 무서워 수탁을 거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들리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둘러싼 펀드 관련 이슈에 피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돌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정 사장의 이러한 승부사 기질은 과거에도 종종 엿볼 수 있었다. 새 먹거리로 M&A 인수금융에 드라이브를 걸어 성과를 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3년을 전후로 법 개정과 맞물려 증권사의 기업금융 업무가 추가되면서 앞다퉈 M&A 대출 영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M&A 인수금융은 은행이 주도했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IB부문 대표였던 정 사장은 특유의 저돌적이고도 공격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굵직한 M&A 딜에서 인수금융 주선사로 상당한 실적을 쌓았다. 특히 대표적인 국내 대형 바이아웃 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나 한앤컴퍼니를 주요 고객으로 삼아 리그테이블 수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NH증권의 펀드 수탁사업은 업계 지형도를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이벤트가 될 수 있을까. 정 사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흥미롭다. 그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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