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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외화채 콜옵션 논란]콜옵션 불신, 원화 자본성증권도 명맥 끊기나'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투자자 모집 불가능…금융사 재무 건전성 관리 빨간불

강철 기자공개 2022-11-14 07:23:1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9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생명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논란이 국내 자본성증권 시장도 경색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콜옵션 행사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조장했기 때문에 앞으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가 시장에 나와도 이를 매입할 투자자가 있겠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흥국생명은 2017년 11월 발행한 5억달러(약 5570억원)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조기 상환)을 이날 행사할 예정이다. 상환 자금은 대부분 단기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RP 발행의 대가로 보유 중인 국공채와 특수채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이 조기 상환을 하면 그간 커졌던 콜옵션 미행사 논란은 일정 부분 수그러들 전망이다. 그러나 2009년 우리은행에 이어 다시금 벌어진 이번 사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절에 버금가는 공포감을 시장에 조성했다. 아울러 한국물의 신뢰도도 크게 떨어뜨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 패닉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권고가 없었다면 흥국생명이 콜옵션 미행사 방침을 계속 유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 논란이 된 신종자본증권이 외화채지만 인수 주체가 대부분 국내 기관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 점이 흥국생명의 대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번 사태가 한국물 뿐만 아니라 국내 자본성증권 마켓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콜옵션 미행사 리스크까지 불거진 터라 상당 기간 딜 자체가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본성증권 시장은 이미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28일 5년 콜옵션 신종자본증권으로 1000억원을 조달한 코리안리재보험을 끝으로 더는 딜이 나오지 않고 있다. KB금융지주를 비롯한 몇몇 금융사가 최근까지 발행을 검토했으나 급격하게 얼어붙은 업황을 감안해 계획 자체를 철회하거나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높은 금리 메리트로 투자 심리를 자극한다고 해도 매수자를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최근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실시한 한화손해보험과 코리안리재보험은 최대 6.7%에 달하는 고금리를 제시했음에도 모집액 완판에 실패했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사실상 전량 미배정이나 다름없는 1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시장 관계자는 "흥국생명 사태로 인해 발행사가 콜옵션 조항에 개의치 않고 자본성증권의 만기를 언제든 연장할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며 "금리를 아무리 높게 책정해도 선뜻 매입에 나설 투자자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흥국생명의 경우 이번에 RP로 급한 불을 끄긴 했으나 결국은 임시방편용 단기물이기 때문에 다시금 상환 재원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주범이라 차환 발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본성증권의 대표격인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증권이다. 채권임에도 만기가 최소 10년 이상이기 때문에 재무재표 상에서 자본으로 분류된다. 은행, 보험사 등 BIS자기자본비율과 RBC비율에 민감한 금융사가 주로 발행한다.

따라서 자본성증권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 국내 금융사가 재무 건전성을 관리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내년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응해야 하는 보험사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외에 다른 자본확충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사는 자체 유동성이 풍부하고 선순위 회사채라는 대체 조달 수단도 있기 때문에 자본성증권 발행이 어렵다고 해서 심각한 현금흐름 경색에 시달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은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해 자본성증권이 필요한 건데 이 부분은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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