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미국 사업 확대하는 CJ푸드빌, 재무 여력은부분 자본잠식 지속... 국내외 비효율자산 정리
문누리 기자공개 2022-12-14 07:37:17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푸드빌이 미국 현지에 대규모 제빵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재무 여력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뚜레쥬르·빕스 등 국내 시장 위주의 외식사업이 주력이었으나 부진했던 재무구조를 일부 개선하며 해외 대규모 투자까지 결정했다.6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미 중남부 지역 중심으로 공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텍사스주나 조지아주가 기업친화적이고 규제가 적은 편이라 유력한 후보 지역으로 손꼽힌다. 아직 부지 선정이 끝나지 않아 투자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CJ푸드빌은 미국에 뚜레쥬르 매장을 83개 두고 있다. 2030년까지 900여개를 추가해 현지 매장을 총 1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직 이렇다할 현지 생산기지가 없던 만큼 제빵공장을 건립해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CJ푸드빌의 재무부담은 지나치게 무거웠다.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기준 160억570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2014년 말 연결기준 완전자본잠식에 잠겼다가 1년만에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으로 벗어났지만 부분 자본잠식은 여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2004년부터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불가피했다.
중간에 자본잠식을 벗어나긴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실적 악화에 다시 자본잠식까지 빠졌다. 2020년 CJ푸드빌은 매출액 6173억원, 영업손실 490억원을 기록했다. 예년보다 매출규모는 절반, 적자규모는 최대치를 보였다. 현재까지도 2년 연속 부분 자본잠식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기록적인 영업손실은 다음해 부채비율을 급상승시켰다. CJ푸드빌 부채비율은 2020년에도 3960%로 높은 편이었지만 2021년 말 2만369%으로 치솟았다. 2020년 대규모 적자폭을 자본에서 투입해 메우면서 자본총계가 20억원으로 줄어든 탓이다.
기존의 납입자본금(729억2300만원)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셈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해외 등에서 출점한 가맹점은 대부분 3~4년 운영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면서 "재무 여력상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고 가맹사업을 보수적으로 확대해왔는데도 그동안 비용축적으로 자본금이 많이 쓰였다"고 말했다.
실제 CJ푸드빌은 2004년 미국에 진출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가맹점 확대 속도를 높이지 못해 아직 83개에 그쳤다. 앞으론 현지 제빵공장 등 대규모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매장을 1000개로 늘리는 등 속도를 낼 계획이다.
CJ푸드빌의 부채총계는 작년 말 기준 4076억원 규모로 2020년 말(5085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줄었다. 이와 반대로 단기차입금에 대한 대처능력을 확인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59%에서 40%로 악화했다.
그나마 부채의 질은 나쁘지 않다. 유동부채 가운데 매입채무가 484억원에서 659억원으로 급증해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단기차입금은 774억원에서 337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부채 구성을 보면 유동성 개선에 실패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유동비율 등 수치가 뒷걸음질한 만큼 개선이 필요했다. CJ푸드빌의 최근 투자 결정이 오랜 시간 걸린 까닭이다.
이에 국내외 비효율적인 자산을 정리하며 재무여건을 개선해왔다. 먼저 국내에선 100개 넘던 점포를 정리해나갔다. 해외의 경우 2012년 영국에 진출한 뒤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런던법인을 정리했다. 이를 처분한 금액은 2020년 1억2000만원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이후 2020년 중국 충칭법인, 2021년 중국 광저우법인을 연이어 청산하는 대신 흑자내는 미국법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뚜레쥬르 미국법인은 2018년 CJ푸드빌 해외법인 가운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까지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면서 총 5년 연속 흑자다.
이 같은 노력 덕에 줄곧 마이너스였던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처음으로 플러스(427억4100만원)로 돌아섰다. 작년 말 기준 순차입금도 5년 이래 가장 작은 규모(1877억3000만원)이다.
현재 CJ푸드빌은 미국 법인에 이어 인도네시아 법인까지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미국 부지를 선정하고 있어 세부적인 투자금 조달 방식이 정해지진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지에서 직접 투자를 끌어내거나 그룹 차원의 지원 등의 방식을 다각도로 저울질 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미국 투자는 아직 검토 초기단계"라며 "부지 선정이 먼저 진행되고 있으며 추후 세부적인 추진 사항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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