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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차기 리더는]이석준 회장에 맡겨진 과제…'선배'에서 찾는다③임종룡, 우투 패키지 인수로 비은행 확대…김용환, 해외사업 주력 중국 진출 성공

김형석 기자공개 2022-12-15 08:22:21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석준 신임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다음달부터 자산규모 550조원에 이르는 농협금융을 이끈다. 2년 만에 관료 출신 회장이 선임되면서 농협 안팎에서 이 신임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금융과 부동산 등에서 다양한 정책 경험을 갖춘 그의 경영 능력이 힘을 발할 것이라는 희망도 내비치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농협금융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타 금융그룹 대비 취약한 비은행 계열사와 해외사업 수익성 확대는 이 신임 회장에 추진해야 할 과제다.

과거 관료 출신 회장들의 성공사례는 이 신임 회장이 참고해야 할 지점이다. 임종룡 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성공했다. 김용환 전 회장은 글로벌사업 조직개편으로 성공적인 해외 지점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 비은행 손익 비중 50% 5년째 달성 실패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은행에 비중이 높다는 것은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2016년 조선 해운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대출 채권의 대규모 부실이 발생해 그룹 전체 실적이 흔들리기도 했다. 농협금융은 2017년 비은행 손익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전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실패했다.

농협금융의 은행 의존도 심화는 실적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 3분기 기준 농협금융 비은행부문의 당기순이익(지분율 반영 시)은 5698억원으로 농협은행 당기순이익인 1조4599억원의 3분의 1 수준을 기록했다.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1년 새 34.9%에서 28.1%로 감소했다. 그룹의 총자산 중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37.4%인 점을 감안하면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은 그만큼 낮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42.8%에 달한다. 이어 KB금융(37.7%), 하나금융(29.1%) 등도 농협금융보다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가 높다. 지방 금융지주 중에서는 DGB금융이 31%를 기록했다. DGB금융은 농협금융보다 1년 앞선 지난 2011년 지주사를 설립했다.

농협금융이 이 신임 회장에게 기대하는 것 역시 취약한 비은행 부문 강화다. 과거 관료 출신 회장이 대규모 M&A를 성공시켜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관료 출신으로 농협금융 3대 회장으로 취임한 임종룡 전 회장(사진)은 재임 시절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농협금융은 우리금융으로부터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 딜을 따내면서 외연적인 성장을 이뤘다. 농협금융 자산이 311조원으로 늘었고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현 NH투자증권)으로 NH투자증권을 당시 국내 최대 증권사로 이끌었다.

임 전 회장은 임기 첫해인 2013년 2930억원이었던 순이익을 2년차에는 약 162% 성장한 7685억원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이듬해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량 금융사 인수가 필수적"이라며 "과거 관료 출신 회장이 대형 딜을 인수해낸 기억이 있는 만큼 이 신임 회장에게도 이 같은 기대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신임 회장이 앞으로 타 경쟁 금융기관보다 뒤처져 있는 부동산신탁사업과 투자자문업에서 관련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글로벌사업 후발주자…적극적인 해외 진출 절실

해외 진출 역시 이 신임 회장이 주력해야 할 분야다. 농협금융은 최근 몇년간 해외 점포 확대를 추진해왔다. 올해 농협은행 홍콩지점 대고객 영업 개시(4월)를 시작으로 NH투자증권 런던법인 개설(4월), 농협은행 북경지점 개점(7월), 농협은행 시드니지점 개점(9월) 등 사업계획에서 정한 10개국 21개 1단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했다.

농협금융은 향후 2030년까지 11개국에 27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벌 부문에서 총자산 22조원와 당기순이익 3240억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경영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해외점포 경영 내실화와 △글로벌-디지털 비즈니스 본격화 △글로벌 전략투자 추진 및 △사업추진 인프라 확충의 4대 핵심과제를 선정해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금융의 글로벌사업부문 자산은 2조원을 밑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300억원 수준이다. 전체 자산 중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5% 안팎에 불과하다.

업계 1위인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기준 글로벌자산은 63조4610억원에 달한다. 순이익 역시 431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해외사업 비중은 10%에 달한다.

KB금융 역시 지난해 해외사업 부진에도 글로벌사업부문에서 9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해외사업 비중은 2~3% 수준이다.

과거 농협금융 회장 중 해외사업 확대에 성공한 수장 역시 관료 출신이다. 2015년 회장에 취임한 김용환 전 회장(사진)은 해외 진출을 담당하는 글로벌전략팀을 신설, 중국에 진출했다. 농협금융에 성과평가제를 도입하고 흩어졌던 투자은행(IB) 사업을 한 데 모으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그 결과 김 전 회장은 농협금융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도 성공하고 지난 2017년 순이익 8598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당시 연간 목표치인 6500억원을 2000억원 이상 뛰어넘은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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